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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 섹스 스캔들에 휩싸인 바티칸

입력 | 2010-03-05 14:23:09


바티칸 교황청이 동성 섹스 스캔들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5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 성가대원 토마스 치네두 아이엠(29)이 평신도 교황 보좌역 안젤로 발두치에게 동성 매춘을 알선한 것으로 드러나 가톨릭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평신도 교황 보좌역(Gentleman of His Holiness)은 사제처럼 교황을 근거리에서 모시며 교회의 각종 공식 행사를 주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들 가운데는 집안 대대로 교회와 깊은 인연을 맺어 온 명문가 자제나 오피니언 리더들이 대거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정부 고위 관리인 발두치는 가톨릭 해외 선교회의 수석 고문으로 교회 일에도 깊이 관여해왔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이번 매춘 알선 사건은 이탈리아 경찰이 발두치가 지위를 남용해 대형 공공사업 입찰에서 특정 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전화도청을 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경찰은 아이엠이 발두치에게 "성가대 리허설을 하던 중 전화를 받았다… 키가 2미터나 되고 건장한 체격의 33세 남성을 소개해 주겠다"고 말하는 등 교회 내 매춘을 암시하는 내용의 통화가 자주 이뤄져 이 사건을 집중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올 1월에는 사제수련생 또는 신학생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소개하는 내용의 전화 통화도 이뤄졌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 출신인 아이엠은 이탈리아 잡지 파노라마와의 인터뷰에서 "10년 전에 발두치를 소개받았으며 그가 내게 남자들을 소개해 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발두치는 결혼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으며 매춘 알선을 극비리에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현재 바티칸 교황청이 동성애를 대놓고 비난하지는 않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섭리에 맞지 않다'고 규정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가톨릭 교리서는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될 수 없는 행위'라고 못 박고 있다.

경찰의 수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현재 바티칸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직업 성가대원이었던 아이엠은 최근 성가대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은 상태. 신문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교황청이 평신도 교황 보좌역에 대한 파면 규정이 없어 고민하고 있으며 일단 경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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