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범근 황선홍 (맨 왠쪽부터). 스포츠동아
황선홍 감독은 2008시즌을 앞두고 부산 지휘봉을 잡은 뒤 2년간 팀이 최하위권을 전전하며 생긴 각종 징크스를 깨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과정에서 선수단 사이에서 만연했던 패배의식도 상당부분 걷어냈다.
그러나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황금 계보에서 한참 선배인 차범근 감독이 버틴 수원 삼성은 아직 넘지 못한 ‘높은 벽’이다. 상대전적 12승16무30패로 철저히 열세다. 황 감독 부임 후에도 K리그에서 6번(3무3패) 만나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2008년과 2009년, 두 차례 원정 모두 1-0으로 앞서다가 후반에 동점을 허용했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남는다.
자존심 강한 황 감독이 6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수원 삼성과의 ‘쏘나타 K리그 2010’ 2라운드 원정에서 설욕을 노린다.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개점휴업이다.
호물로는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안 됐고, 구아라와 파비오는 기량 미달로 전력에서 일찌감치 제외됐다. 가뜩이나 선수 층이 얇은 데 국내 선수로만 베스트 11을 꾸리자니 황 감독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그러나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는 각오로 정면 돌파할 기세. 최전방 공격수 양동현의 최근 컨디션이 좋아 기대를 걸고 있다.
수원도 1승이 꼭 필요하다.
수원은 작년 시즌 개막 이후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에 시달리다가 부산과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이기며 시즌 첫 승을 따낸 좋은 기억이 있다.
이상호, 이관우, 강민수 등 주전 상당수가 부상을 당한 게 부담이지만 김두현, 조원희, 백지훈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허리 라인이 강점이다.
차 감독이 겨울 이적기간에 큰 공을 들여 영입한 브라질 공격수 호세모따와 헤이날도는 초반 국내 선수들과 호흡에서 문제를 드러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팀에 녹아들고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