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시 시전동 망마산(해발 142m). 여수시 중심부에 위치한 망마산에 오르면 청정바다 가막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망마산은 임진왜란 당시 산허리에 기마병 훈련장이 있었던 곳. 산 뒷자락에는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만든 곳으로 알려진 ‘선소’(사적 제392호)가 자리하고 있다.
호국정신이 깃든 망마산이 ‘엑스포 도시’ 여수의 명품 문화예술공원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문화예술공원 이름은 ‘예울마루’. 문화예술의 너울(파도)이 가득 넘치고 전통가옥의 마루처럼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울마루 건설은 여수에 대규모 정유공장 등을 가동 중인 GS칼텍스가 사회공헌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용지는 여수시가 제공하고 1000억 원에 이르는 건설비용은 GS칼텍스가 부담한다. GS칼텍스는 ‘에너지로 나누는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여수에 ‘희망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사회공헌사업으로 ‘희망 에너지’ 충전
[1] GS칼텍스는 지역사회에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회사와 임직원,가족, 고객들이 참여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직원들이 사랑의 집수리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2] 성탄절을 앞두고 GS칼텍스 직원들이 불우 이웃에 전달할 선물을 챙기고 있다. [3]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GS칼텍스 HOU현장에서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9월 말부터 상업가동이 시작되면 GS칼텍스 고도화 비율은 업계 1위가 된다. 사진 제공 GS칼텍스
장도는 수면 위를 걷는 듯한 보행 교량이 건설되고, 예술인들의 창작공간인 아뜰리에와 상설전시장·카페테리아 등을 갖춰 자연 속 ‘예술의 섬’으로 만든다. 배후지인 고락산에는 생태 산책로와 산림욕장, 숲속 공작실, 야외 자연교실 등을 만든다. 지난해 11월 기공식에서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예울나루는 세계적 관광명소와 여수의 문화적 랜드마크가 되고 여수시민의 문화 향유권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이라며 “GS칼텍스는 기업시민으로서 여수 및 여수시민과 늘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2006년 8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 위하여 GS칼텍스재단을 설립하고 2015년까지 매년 100억 원씩 출연하기로 했다. 2008년 12월 녹지 훼손을 줄이고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친환경 문화예술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마스터플랜을 발표한 재단 측은 세계적인 건축가인 프랑스 도미니크 페로 씨에게 설계를 맡겼다.
지역에 사랑 전하는 봉사활동
대표적인 활동이 1997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섬지역 원어민 영어교실. 여수 남면, 화정면, 삼산면 등 3개 섬 지역 22개 초중고교(11개 분교 포함) 학생 362명을 대상으로 영어 교육 경험이 있는 두 명의 외국인 교사가 매주 2회씩 순회하며 영어 수업을 하고 있다. 영어교실 외에도 방학 동안 우수학생 선발 해외연수, 하계캠프, 지역아동센터 어린이 영어교실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사회를 이끌어 나갈 인재 육성을 위해 1996년부터 5600여 명의 여수지역 중·고교·대학생들에게 총 42억 원의 장학금을 지원하고 2008년부터는 국내 최초로 장학증서가 인쇄된 통장을 지급하고 있다. 노인무료급식소인 ‘GS칼텍스 사랑나눔터’도 3년째 운영하고 있다. 사랑나눔터는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노인 350여 명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노조도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GS칼텍스 노조는 지난해 3400여 만 원의 지원금을 포함해 2006년부터 지금까지 저소득층 초등학생 자녀들을 위해 급식비 1억5500만 원을 지원했다. 이승필 GS칼텍스 사회공헌팀장 겸 GS칼텍스재단 사무국장은 “섬에서 혼자 사는 노인들의 집을 고쳐주고 특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등 섬 주민들을 위한 나눔활동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세계박람회를 앞두고 관광객에게 여수의 문화재 가치를 알리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기태 GS칼텍스 대외협력부문장
“예울마루는
여수시민에 대한 작은 보답
40년 신뢰에 감사”
김기태 GS칼텍스 대외협력부문장(GS칼텍스재단 상임이사 겸임·사진)은 3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의 지속가능발전은 물론 기업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핵심적인 경영 활동”이라며 “앞으로도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사회공헌 사업을 적극 발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회사와 지역사회 그리고 고객이 함께 참여하는 지역공동체를 만들고 나눔문화를 확산시켜 우리 사회를 더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다. 소외된 이웃의 삶의 질을 높이는 사회공헌 활동은 직원들의 사기와 생산성 상승으로 이어져 더 큰 사회공헌을 낳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예산이 만만치 않은데….
“어려운 경영 여건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 예산을 매년 늘려가고 있다. 2005년 123억 원, 2006년 241억 원, 2007년 292억 원, 2008년 368억 원 등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예울마루 조성사업은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0년간 매년 100억 원씩 출연해 총 1000억 원을 투입하는 사업으로 여수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얻는 효과는….
“매년 3000여 명의 임직원들이 다양한 봉사활동에 직접 참여하면서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책임감을 느끼는 기회를 갖게 됐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회사에 대한 이미지도 좋아지면서 직원들의 애사심도 높아지고 있다.”
― 앞으로 사회공헌활동 방향은….
“사회공헌활동은 소모적인 비용 개념이 아닌 장기투자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물질적 지원이나 이벤트성 행사보다 지역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사업과 봉사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힘쓰겠다.”■2조6000억 짜리 ‘미래투자’ 제3중질유 분해시설 추진
GS 칼텍스는 미래형 사업구조 정착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가 제3중질유 분해시설(HOU). 총 2조6000억 원을 투입하는 이 사업은 국내 석유화학업계 단일 투자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HOU는 1차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저가 중질유인 벙커C유를 휘발유와 등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 경질유로 만드는 최첨단 설비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미래 지향적 녹색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지상유전’으로 불리고 있다.
HOU는 바다를 매립해 조성한 전남 여수시 적량동 여수국가산업단지 확장단지에 들어선다. '용지 면적이 축구장 90개 규모인 67만8000m²(약 20만 평)로 현재 하루에 6400명의 인력이 투입되고 있다.
HOU 건설에 참여하는 전남지역 업체 수는 70여 개로 각 업체의 1년 평균 수주 금액이 100억∼200억 원대에 이르고 있다. 지방세, 주민세 납부액 증가로 자치단체 재정 수입이 늘어나는 부수효과도 커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있다. 공사 완료 뒤에는 500명 고용 효과가 예상된다.
HOU는 제조 과정에서 거의 모든 황을 제거해 청정에너지를 생산하고 공장 가동에 필요한 연료는 액화천연가스(LNG) 등 청정연료를 사용한다. 토양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배관을 지상에 설치했다. 폐수처리, 대기오염 방지시설도 법적 허용 기준치보다 훨씬 낮춰 설치하는 등 친환경 투자비용만 3700억 원이 투입됐다.
9월 말부터 상업 가동이 시작되면 고도화 비율(전체 원유정제 처리능력 대비 고도화 설비 생산 비중)은 28.7%로 업계 1위가 된다. GS칼텍스는 기존 정유, 석유화학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가정 상업시설용 연료전지 △연료전지 자동차를 위한 수소스테이션 △2차전지의 일종인 전기이중층 커패시터(EDLC)용 탄소 소재 개발 △차세대 2차전지인 박막전지 사업 △바이오 연료인 바이오부탄올 생산균주 개발 등 신사업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