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 안다 류박사’ 류택현 아이디어 톡톡
‘마흔 잔치’는 시작됐다. LG 좌완 류택현은 전인미답의 개인통산 1000경기 등판까지 달릴 수 있을까. 사이판 스프링캠프에서도 훈련으로 탄탄한 상체를 유지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믿음이 간다.
“시범경기도 입장료 받자.”
LG 류택현(39·사진)의 별명은 ‘안다 안다 류박사’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선수든, 코치든 궁금한 게 있으면 항상 먼저 그를 찾는다.
류택현은 7일 목동구장에 나와 관중석부터 쳐다봤다. 경기 전이지만 관중이 꽤 들어찬 모습을 보고는 “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제법 많이 올 것 같다”며 기상예보관처럼 관중석 기상도를 체크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는 무료입장 기조를 유지하되, 나머지는 1인당 1000원씩만 받자는 것. 그리고 그 돈을 모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쓰자는 얘기다.
“1000원이면 부담 없는 금액이고, 불우이웃돕기를 하면 선수, 구단, KBO뿐 아니라 팬들도 기분 좋은 일 아니냐”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시범경기가 총 56경기고, 경기당 어린이 빼고 1000원을 받을 수 있는 관중수는 평균 3000명으로 잡으면…. 음 경기당 300만원이고…. 그러니까 300×56이면…. 1억5000만원이 넘네. 결식아동 도시락이 몇 개냐?”며 재빠르게 셈을 해나갔다.
이날 광주는 날씨가 좋지 않아 관중수가 다소 적었지만 목동과 문학은 이틀 연속 6000여명, 대전은 4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아 겨우내 목말랐던 야구를 즐겼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사진 제공 | LG 트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