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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트 10순위서 3년 만에 MVP 함지훈 “꼭 우승하고 군대 갈래요”

입력 | 2010-03-09 03:00:00


모비스 포워드 함지훈(26·사진)은 2007년 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해 보였다. 중앙대 시절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1라운드 최하위인 10순위까지 밀려 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수비가 약하고 발이 느려 프로에서는 잘 통하지 않을 스타일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 함지훈이 프로 데뷔 3년 만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안았다. 기자단 투표에서 전체 80표 중 72표를 차지하는 몰표를 얻었다. 역대 MVP 가운데 드래프트에서 가장 낮은 순위의 수상자가 되는 진기록도 세웠다.

8일 MVP 수상 기자회견 자리에 그는 두툼한 겨울 점퍼와 운동복 차림으로 나타났다. 수상 사실을 모른 채 이날 경기 성남 국군체육부대에서 체력 테스트를 받은 뒤 서둘러 참석했기 때문이었다. 올 시즌 종료 후 입대하는 함지훈은 “믿기지 않고 얼떨떨하다. 정장 차림을 못해 죄송하다. 꼭 우승하고 군대에 가겠다”고 말했다.

부모님이 모두 농구선수 출신이어서인지 타고난 볼 감각을 지닌 함지훈은 단점인 수비를 보강하고 외국인 선수의 출전 시간이 축소되는 틈새를 노려 간판스타로 성장했다. 지난 시즌 평균 24분 뛰며 12.7득점, 4.5리바운드, 2.9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그는 올 시즌 평균 35분을 뛰며 14.8득점, 6.9리바운드, 4.0어시스트로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과시했다.

평생 한 번뿐인 신인상은 전자랜드 박성진에게 돌아갔다. 전자랜드가 9위로 마친 데 따른 부담으로 박성진은 “팀 성적이 좋았으면 더 기분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모비스 슈터 박종천은 우수후보선수상과 기량발전상을 휩쓸었다. 박종천은 삼성에서 뛰던 지난해 17경기에서 평균 5분59초 뛰며 2.1득점에 머물렀으나 올 시즌 54경기에 모두 나서며 출전시간 평균 21분38초, 8.3득점으로 새 농구 인생을 열었다.

KT는 지난 시즌 꼴찌에서 올 시즌 2위까지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덕분에 평균 2365명이던 부산 홈 관중이 이번 시즌 두 배 이상 늘어난 4890명을 기록해 스포츠 마케팅상을 받았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김종석 스포츠레저부 기자

◇프로농구 정규시즌 주요 수상자

△최우수선수: 함지훈(모비스) △신인: 박성진(전자랜드) △외국선수: 제스퍼 존슨(KT) △감독: 전창진(KT) △기량발전: 박종천(모비스) △우수후보: 박종천 △이성구기념: 윤호영(동부) 브라이언 던스톤(모비스) △수비 5걸: 이정석(삼성) 황진원(KT&G) 김주성(동부) 이현호(전자랜드) 브라이언 던스톤 △심판: 장준혁 △스포츠마케팅: K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