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정규시즌 마지막 날이던 7일 KT의 홈 코트인 부산 사직체육관에는 올 시즌 최다인 9907명의 관중이 몰렸다. KT가 극적으로 우승할 가능성이 있었기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KT는 이날 KT&G를 이겨 모비스와 40승 14패로 동률을 이루고도 맞대결 득실차에서 뒤져 2위에 머물렀다. KT는 이례적으로 준우승을 기념하는 대형 플래카드를 체육관에 내걸며 자리를 떠날 줄 모르던 팬들과 함께 아쉬움을 달랬다.
올 시즌 부산의 농구 열기는 뜨거웠다. KT의 홈 평균 관중은 4879명으로 지난 시즌(2365명)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10개 팀 중 최다 증가다. 8개 팀은 오히려 관중이 20% 가까이 줄었다. 신종 인플루엔자A 여파와 상하위 팀의 격차가 일찌감치 크게 벌어져 흥행에 차질을 빚은 탓이다. 반면 KT의 총관중은 역대 팀 최다인 13만1730명을 기록했다.
사실 사직체육관은 썰렁하기로 유명했다. 야구의 인기에 밀린 데다 관중 수용 규모가 국내 최대인 1만4000명에 이르러 어지간한 관중수로는 빈자리가 눈에 더 띌 정도였다. 1997시즌부터 부산이 연고지였던 기아(현 모비스)는 관중 확보에 애를 먹다 2001년 울산으로 안방을 옮기기까지 했다.
전창진 감독은 “KT가 2위까지 오른 데는 팬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됐다. 선수들이 더 신바람을 냈다”고 말했다.
프로 스포츠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 올 시즌 꼴찌 돌풍을 일으키며 코트의 봄을 맞이한 KT 역시 새삼 이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을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