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 대사 이달 말 이임說“고령 감안” “후계 관련” 분분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측근인 이철 주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75·사진)가 30여 년의 스위스 생활을 마치고 이르면 이달 하순 이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스위스 베른의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사가 교체될 것이라는 소문이 현지 외교가에 널리 퍼졌으며 그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관계자는 “스위스 주재 외교관 중 최장수인 이 대사의 이임 소식에 각국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 대사의 이임 시기가 수주일 내가 될지, 한두 달 정도 더 걸릴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사는 1980년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 공사로 부임하며 제네바와 첫 인연을 맺었고,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기 전인 1987년부터 제네바 유엔사무국 주재 상임대표부 대사로 활동했다. 1998년부터는 주스위스 대사를 겸임해 왔다.
이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데다 김 위원장의 세 아들인 정남(39) 정철(29) 정은 씨(27) 등이 모두 스위스에서 국제학교와 공립학교를 다닌 점 때문에 ‘측근 중의 측근’으로 알려져 왔다. 또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 등 북한 최고위층의 지병 치료를 위해 1991년부터 프랑스 의료진을 연결시키는 데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보도됐다.
스위스 주재 각국 외교관 가운데 최장수인 이 대사의 교체 배경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75세의 고령이라는 점이 감안된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지만 북한 내부의 권력승계 문제와도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