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한 사랑, 영원한 다이아몬드
카르티에, 일대일 맞춤제작 서비스… 샤넬, 도회풍 블랙버전 첫선…
엘리자베스 테일러는 1969년 배우 리처드 버턴으로부터 무려 69.42캐럿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받았다. 버턴이 요트 위에서 프러포즈하며 내민 이 눈부신 반지를 테일러는 종종 펜던트로 활용하기도 했다. 영화 ‘클레오파트라’를 함께 출연하면서 첫눈에 반했던 이들의 사랑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긴 했지만,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세기의 러브 스토리’에 등장하는 이 웨딩 반지들은 프랑스 유명 보석회사 카르티에가 제작했다. 평생의 동반자가 사랑을 맹세하는 숭고한 의식엔 다이아몬드 반지가 빠질 수 없다. 관능의 여배우 메릴린 먼로는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해’에서 “다이아몬드는 여자의 베스트 프렌드”라고 외치지 않았던가.
카르티에의 빨간색 보석 상자는 전 세계 여성들의 로망이다. 지난해 카르티에는 좀 더 특별한 웨딩을 꿈꾸는 여성들을 위해 ‘셋 포 유 바이 카르티에’ 서비스를 론칭했다. 고객이 직접 선택한 디자인과 다이아몬드로 웨딩 반지를 주문하면 프랑스 본사에서 제작돼 4주 만에 제품을 받아볼 수 있는 일대일 맞춤 서비스다. 5가지 종류의 웨딩 반지 디자인 중 한 개를 선택해 기호에 맞는 다이아몬드의 캐럿, 색상, 투명도를 고르면 된다.
이 중 ‘1895 솔리테어’ 반지는 가장 전통적인 웨딩 반지의 디자인을 보여준다. 솔리테어는 반지 가운데에 한 개의 보석을 세팅한 디자인, 1895는 카르티에 창업자인 루이 프랑수아 카르티에가 이 반지 모양을 처음 디자인한 해를 가리킨다. 파베 세팅(작은 보석을 촘촘하게 붙이는 기법)으로 화려함을 강조할 수도 있다.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원한다면 ‘데클라라시옹’, 여성적이고 낭만적인 느낌을 추구한다면 ‘발레린’ 반지를 추천할 만하다.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다이아몬드는 약혼과 결혼은 물론이고 결혼 10주년과 60주년 기념 보석이기도 하다. 자주 사용되는 다이아몬드 컷 형태는 동그란 ‘브릴리언트’, 계란 모양의 ‘오벌’, 배 모양의 ‘페어’, 직사각형의 ‘에메랄드’ 등이다.
보석 전문가 고인준 씨는 “웨딩 반지는 평생의 반려자와 함께하기 때문에 배우자와 충분히 대화를 나누고 선택하는 게 좋다”며 “다이아몬드는 경도(광물 간 긁힘에 대한 저항도)가 10으로 가장 높지만 강도(부딪혀 깨지는 정도에 대한 저항도)는 그리 강하지 않아 사랑을 지켜나가듯 조심스럽게 다루는 게 좋다”고 말했다.
샤넬의 ‘울트라 미니 솔리테어 링-블랙 버전’은 도회적 분위기가 물씬 배어 난다. 18K 화이트골드, 블랙 세라믹, 0.2캐럿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의 조합. 샤넬의 상징적 색상 배합인 ‘블랙 앤드 화이트’가 웨딩 반지에 구현됐을 뿐 아니라 아방가르드한 느낌도 준다.
코코 샤넬이 가장 좋아했던 꽃인 동백꽃(카멜리아)도 웨딩 반지와 목걸이의 모티브로 사용됐다. 카멜리아 목걸이는 18K 화이트골드 줄에 321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5.03캐럿)가 동백꽃 모양을 만들어낸다. 카멜리아 오트 쿠튀르 반지는 가운데에 1.5캐럿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를 중심으로 98개의 바게트컷 다이아몬드(총 4.55캐럿), 77개의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총 1.45캐럿)가 화려한 다이아몬드 동백꽃을 피워내고 있다.
오메가는 ‘컨스텔레이션 그리프 주얼리 컬렉션’을 올 웨딩 시즌을 겨냥해 새롭게 선보였다. 깊숙한 서랍 속 예물이 아닌 평소에도 스타일리시하게 착용할 수 있는 모던하고 실용적인 웨딩 주얼리라는 설명. 18K 골드 세팅은 스모키 브라운 쿼츠(유색 보석) 또는 소프트 로즈 쿼츠 둘레에 반짝이는 다이아몬드가 장식돼 있다. 반지뿐 아니라 펜던트, 커프스링크, 팔찌, 목걸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샤링은 ‘에코’ ‘헬렌’ ‘라헬’ 등 세 가지 웨딩 패키지를 내놓았다. 대표적 예물 패키지인 에코 패키지는 1캐럿 다이아몬드를 튤립 꽃봉오리 느낌으로 표현해 신부의 기품을 강조했다. 다이아몬드 0.5캐럿 목걸이와 0.3캐럿 귀걸이는 화려한 반지와 달리 심플하다. 헬렌 세트는 다이아몬드 0.5캐럿 반지, 라헬 세트는 부담 없는 가격대의 0.3캐럿 반지 예물 패키지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