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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불투명한 경기 전망에 ‘투자 몸사리기’

입력 | 2010-03-12 03:00:00

금융권 ‘그들만의 문화-강좌’ 모시기 경쟁




요즘 부자들은 자가용으로 눈길을 달리는 심정이다. 글로벌 경제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국내 경제도 예측하기 어려워 자산운용 계획을 제대로 세울 수 없다. 부동산과 증시 전망도 불투명해 적극적인 투자를 꺼리고 있다. 그나마 최근 금융회사들이 내놓는 VIP 고객 전용 사모펀드나 주식 공모 등에 투자하는 것이 저금리 예금상품보다는 나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부자들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다고 낙담만 할 수 없다. 여행도 떠나고 친구나 이웃과의 만남도 자주 하려 한다. 금융회사가 초청하는 문화행사나 세미나 이벤트에도 과거보다 훨씬 편한 마음으로 참석한다. 거래하는 금융회사에 다양한 이벤트를 요청하는 부자도 많다.

금융회사들의 이벤트도 계속 진화하면서 부자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혼 자녀들을 위한 맞선은 이미 전통적 서비스로 계속 이용하는 부자가 많다. 여러 자녀가 한곳에 모여 맞선을 진행하는 것 이외에도 최근에는 자녀들을 대상으로 개별적인 일대일 맞선을 제공할 때도 많다. ‘중매는 잘하면 술이 석 잔이고 못하면 뺨이 석 대’라는 말이 있듯이 이러한 행사에는 많은 준비와 노력을 투입해 부자들의 만족도가 더욱 높다.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극 음악회 영화 뮤지컬 등의 문화행사도 많다. 극장을 빌려 VIP를 초청해 진행하는 행사도 활성화되고 있다. 또 문화강좌 형식의 클래식아카데미, 미술아카데미 등도 만족도가 높다. 또 PB센터의 이벤트실이나 호텔 등에서 풍수지리 와인행사 건강관리 꽃꽂이 커피 경매 주얼리 골프 이민 유학 여행 등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가 열리고 있다.

이러한 문화서비스뿐 아니라 전문가 서비스도 활성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부동산 매각을 은행에 요청하는 부자들도 많다. 부동산시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어 매각을 희망해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부동산 전문가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금융회사들은 감정평가사 등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이 작은 상가에서부터 대형 빌딩까지 다양한 부동산의 매매와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부동산 매매에 중요한 세금문제도 세무사들이 도와준다.

자산 상속도 부자들의 주요 관심사다. 당분간 상속, 증여세율이 인하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그동안 미루고 고민했던 증여를 실행에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증여공제액 범위 안에서 손자, 자녀와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식은 단순한 편이라 자주 일어난다. 복잡한 증여 사례는 상담을 반복하면서 세무컨설팅을 해주고 있다.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