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신저 전 장관은 “지금은 새로운 국제질서가 만들어지는 변화의 시기”라며 “냉전이 끝난 현재의 미국 외교정책은 패권 유지보다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를 △과거의 양극체제와 달리 동시다발적인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시기이고 △국제사회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넘어오는 인식의 전환기이며 △기술의 진보가 새로운 정신을 요구하는 시기이고 △환경 기후변화 등 유례없는 문제들이 한꺼번에 떠오르는 시기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핵 확산 문제도 이런 새로운 국제질서의 안정과 연계시켰다. 그는 “핵무기가 많은 나라에 확산되면 이를 사용할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 “종국적으로 핵무기가 세계에 퍼지면 대참극이 벌어져 ‘새로운 세계’가 존재할 수조차 없다”고 우려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