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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기타]곰탱이… 동백… 생태계의 숨은 이야기

입력 | 2010-03-13 03:00:00


◇그 숲, 그 섬에 어떻게 오시렵니까/박경화 지음/320쪽·1만5000원·양철북

‘미련 곰탱이’라고 할 때의 ‘곰탱이’란 뭘까? 곰을 일컫는 다른 말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곰이 조릿대나 나뭇잎으로 만드는 보금자리를 말한다. 최근 지리산에 사는 곰이 20여 마리를 헤아리게 되면서 곰탱이도 드물지 않게 눈에 뜨인다. 사람이 만든 것처럼 동그랗고 예쁘게 만든다.

조선 선비들이 좋아했던 식물은 무엇일까? 매란국죽(梅蘭菊竹)이다. 그러면 그들이 싫어했던 꽃은? 바로 동백이다. 남녘에 유배 온 선비들이 주로 머물렀던 곳이 붉은 동백이 흐드러지게 피는 남해 바닷가였기 때문이다. 겨울,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지심도에선 옛 선비들의 고뇌는 모르는 듯 화사하게 핀 동백꽃이 방문객을 맞는다. 요즘도 주민들은 직접 짠 동백기름을 머리에 바르고 요리에 쓰기도 한다.

생태 환경 작가로 활동 중인 저자가 전국의 국립공원을 돌며 문화와 생태의 특징, 역사와 전설에 얽힌 풍부한 속살을 담아냈다. 웅장한 비경 뒤에 감춰졌던 작은 생명들의 속삭임이 잡힐 듯 다가온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