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이 날 때 불러봐 뿡뿡유령/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글·프란치스카 비어만 그림/84쪽·8500원·웅진주니어
유령이 나올까 봐 불을 켜놓고 잠을 자는 아이들이 있다. 창문 밖 가로수의 가지는 유령의 팔처럼 보이고, 장롱 밑 어둠 속에서 이상한 물체가 웅크리고 있는 것만 같다. 부모가 불을 끄려고 하면 어떤 어린이들은 엉엉 울기까지 한다.
주인공 요치도 천둥번개와 밤을 무서워한다. 혼자 지하실에 내려갈 엄두를 못 내고 천둥번개가 치면 식탁 밑으로 숨는다. 이따금 밤에 훌쩍거리며 엄마 아빠 방으로 들어가 이불 속으로 파고들기도 한다. 반면 요치의 여동생 미치는 도대체 무서움이라고는 모르는 아이. 요치는 미치에게 겁쟁이라고 놀림을 당한다.
뿡뿡유령으로 미치를 겁줄 수 있을까. 잠을 자던 미치는 뿡뿡유령이 나타나자 그림책을 던져 한 방에 물리쳤다. 요치의 계획은 허무하게 실패한다. 요치는 골치가 아팠다. 뿡뿡유령이 집 이곳저곳을 뒤져 사고를 치고 다니기 때문. 요치는 미치에게 뿡뿡유령의 존재를 알렸고, 미치는 엄마 뿡뿡유령을 만드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이들은 낡은 이불과 헌 옷으로 엄마 뿡뿡유령을 만든다. 엄마 뿡뿡유령은 아기 뿡뿡유령을 데리고 뿡뿡유령들이 함께 사는 낡은 성으로 떠난다. 오누이는 뿡뿡유령들이 떠난 밤 나란히 함께 자며 화해를 한다.
유령이라는 소재를 빌려 겁쟁이 오빠와 무서울 것이 없는 여동생이 점차 가까워지는 모습을 그렸다. 뿡뿡유령을 탄생시키는 방법도 재미있다. 헌 옷과 베개, 손전등으로 유령 인형을 만들고, 주문을 외우면 생명력을 갖게 된다니. 뿡뿡유령을 만드는 방법도 그림을 곁들여 소개했다. 아이들이 실제로 뿡뿡유령을 만든 뒤 주문을 외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