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前총리측“골프채는 사양하고 모자만 받았다”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002년 여성부 장관 재임 때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으로부터 998만 원 상당의 고급 골프채 세트와 골프용품을 받았는지를 놓고도 검찰과 한 전 총리 측은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이 부분은 범죄혐의가 있더라도 공소시효(5년)가 지났기 때문에 기소 내용에 들어가 있지 않다. 하지만 검찰은 한 전 총리와 곽 전 사장의 친분관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정황증거로 보고 11일 공판에서 골프채 구입명세 등을 공개했다.
당시 골프채를 판매한 서울 서초구 A골프매장의 간부 B 씨는 12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골프채를 판 경위를 자세히 설명했다. B 씨는 법정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당시 한 전 총리가 매장에 온 게 맞나.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선물 받았나.
“나는 인사만 했고 부하 직원이 판매 안내를 해서 기억이 안 난다. 판매 직원은 얼마 뒤 퇴사한 데다 하루에도 수백 명씩 오가는데 8년 전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긴 힘들다.”
한 전 총리 측 변호인은 12일 공판에서 “당시 서초동의 한 호텔에서 곽 전 사장과 점심식사를 하고 A골프매장에 같이 간 것은 사실이지만 골프채는 사양하고 골프 모자 1개만 성의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한 전 총리는 과거나 지금이나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골프백에 ‘한명숙’이란 이름표를 붙였다는데….
―검찰이 밝힌 구매명세서를 보면 혼마 4스타 골프채 세트(925만 원), 닥스 골프가방 2개(81만 원), 캘러웨이 퍼터(20만 원), 골프공 장갑 모자 등 모두 1039만5000원어치인데 대금은 왜 998만 원만 치렀나.
“고가 골프채를 사면 다른 용품들은 그냥 서비스로 주기 때문이다.”
―골프채 세트 등을 한 전 총리의 집으로 배달하지는 않았나.
“원칙적으로 배달 서비스 자체가 없다. 고객이 직접 실어 간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동영상 보기 = 한명숙 전 총리, “살아온 인생 걸고 진실 밝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