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미국 경제는 아직까지 반쪽 회복에 그치고 있다. 민간부문의 자생력이 미흡하고 제조업 대비 서비스업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주택시장 또한 잠재적인 복병으로 남아 있다. 반가운 소식은 투자자가 미심쩍은 눈초리로 지켜봤던 고용시장에서 회복 조짐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유동성 환경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다. 달러 가치는 유로화와 엔화 대비 강세로 갈 수 있지만 정도는 제한적이다. 아시아 통화는 달러 대비 강세가 예상된다. 글로벌 ‘저금리 저물가’ 환경에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시들해진다면 글로벌 유동성은 아시아의 성장 스토리에 러브 콜을 보낼 것이다.
산업재는 후발주자 회복 스토리의 중심에 서 있다. 통상적으로 주가는 반전(턴어라운드)하는 초기에 강한 반응을 보이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보기술(IT)과 자동차는 주도주 명성에 금이 갔다. 패자의 역습을 잠재울 만한 리더십을 확보한 종목으로 슬림화해야 한다. 은행과 보험은 개별적 사유로 시장에서 철저하게 소외됐다.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매력과 소외주 효과를 통해 중기적으로 초과수익이 가능하다.
이번 주에는 현지 시간 16일로 같은 날에 미국과 유럽에서 빅 이벤트가 대기하고 있다. 유럽은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안을 심의하고 승인할 예정이다. 사전 조율과정을 마쳤기 때문에 승인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 사태에 대한 EU 차원의 포괄적인 지원 방안도 제시될 수 있어 남유럽 리스크는 일단 수면 아래에 잠복할 것이다. 하나 더 챙겨볼 만한 부분은 유럽의 광범위한 출구전략 실행이다. EU 차원에서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전개했던 각종 구제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폐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