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해설이란 게 이런 것이죠.” 김연아 선수의 경기 현장에는 늘 두 사람이 함께 했다. 배기완 SBS 아나운서(오른쪽)과 방상아 해설 위원이다. 두 사람은 2월 밴쿠버 동계 올림픽에서도 김연아 선수의 경기를 깔끔하게 진행해 호평을 얻은 바 있다.
□ 스포츠 캐스터들의 살아남기
중계 결정되면 기록 등 꼼꼼히 체크
해설자 말 이끌어내기 노하우 고심
중계 후엔 녹화장면 보며 ‘살벌 리뷰’
스포츠는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말을 한다. 결과를 예상할 수 없으면서 드라마 못지 않은 극적인 일들이 자주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처럼 언제 어떻게 벌어질지 모르는 경기의 모든 상황을 대본 없이 전달해주는 사람이 스포츠캐스터다.
지상파 방송의 스포츠캐스터는 기본적으로 아나운서들이다. 방송사에 소속된 아나운서팀의 스포츠 담당 아나운서들이 중계를 담당한다. 스포츠캐스터는 아나운서팀에서 스포츠국과 상의해서 선정한다. 중요 경기는 대부분 중계 경력이 많은 선배 아나운서들이 맡고 후배 아나운서들은 관심 있는 종목부터 경험을 쌓으면서 전문성을 키운다.
방송사의 스포츠캐스터들은 스포츠 중계만 하지 않는다. 아나운서로서 예능, 교양, 보도, 라디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는다. 한 곳에 집중할 수 없기 때문에 스포츠중계에 있어 경험과 노하우가 특히 중요하다.
중계가 결정되면 그날부터 관련 대회의 기록과 정보, 출전 선수에 대해 마치 시험공부를 하듯 집중적으로 조사한다. 경기 당일에는 선수들의 컨디션까지 파악해야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는 좋은 중계를 할 수 있다.
중계를 할 때 해설위원과 호흡을 잘 맞추는 것 또한 캐스터의 자질이다. 캐스터가 해설위원의 말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도록 하고, 서로 주고 받는 호흡이 좋아야한다.
중계 후에는 시청자의 반응인 시청률을 체크하는 것도 스포츠캐스터의 몫이다. 경기 시청률은 추후 스포츠 프로그램의 편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빼놓지 않고 챙긴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씩 스포츠캐스터들이 모여 녹화장면을 보고 서로 모니터 해주고, 대형 경기가 끝나면 캐스터, 해설위원, PD 등이 한 자리에 모여 리뷰와 앞으로의 중계 방향에 대해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사진제공 |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