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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응로 화백 - 원담스님 예술혼 느껴보세요”

입력 | 2010-03-16 03:00:00

수덕사 禪미술관 26일 개관




 수덕사 주지인 옹산 스님이 ‘수덕사 선 미술관’ 안에 설치된 고암 이응로 선생의 기증작품 ‘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산=지명훈 기자

조선말기 선(禪)불교를 진작시킨 경허 선사와 만공 스님. 두 스님의 선맥(禪脈)이 면면히 흐르는 수덕사에 선미술관이 문을 연다.

26일 충남 예산군 덕산면 수덕사 입구에 개관하는 ‘수덕사 선미술관’. 미술관은 세계적인 동양화가인 고암 이응로 선생(1904∼1989)이 생전에 작품활동을 했던 수덕여관 바로 인근에 있다.

이 미술관은 수덕사가 고암 선생과 2008년 입적한 수덕사 방장 원담 스님을 기려 만들었다. 이에 따라 410m²(124평) 규모의 미술관 안에는 ‘고암전시실’과 ‘원담전시실’이 주 전시실로 마련됐다. 고암전시실에는 이 화백의 후손과 제자, 지인들이 기증한 작품 15점과 수덕여관 수리 때 발견한 습작 50여 점을, 원담전시실에는 원담 스님이 그렸던 달마도와 서예작품 등을 각각 전시할 계획이다.

고암전시실의 서예작품 ‘불(佛)’은 고암의 부인 박인경 씨가 지난해 방문해 수덕사에 기증한 작품이다. 고암 선생의 프랑스 제자들이 ‘佛’자 1000개를 화폭에 예술적으로 배치해 그린 뒤 기증한 작품은 글자의 조합이라기보다 마치 대나무 숲이나 새의 군무(群舞)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미술관은 국보 49호인 수덕사 대웅전 지붕을 형상화하고 단순함이라는 선(禪)의 의미를 살려 서양식으로 지었다. 이 때문에 초가집인 수덕여관과 어우러져 동서양 건축양식의 조화를 보여준다. 주변에는 조그만 개울과 이를 가로지르는 ‘해탈교’라는 작은 다리가 있다.

수덕사 주지 옹산 스님은 “미술관이 수덕사 경내에 있고 불교 최초의 전문 미술관이긴 하지만 비불교인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주변에 미술관이 많지 않기 때문에 지역민들에게 좋은 문화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예산=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