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2년 연속 1위를 노린다. 시범경기 얘기다.
롯데는 15일 현재 5승 1패로 선두에 올라 있다. 공동 2위 그룹(KIA 삼성 넥센·4승 3패)과는 1.5경기 차. 적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독주라 할 만하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 결과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롯데만 봐도 시범경기에서 11승 1패를 한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4위에 그쳤다. 2008년 시범경기 1위 KIA는 정규시즌 6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더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2006년 LG는 시범경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1위를 차지했지만 정규시즌 성적은 꼴찌였다.
그렇다고 ‘관련이 전혀 없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프로야구는 출범 이듬해인 1983년부터 시범경기를 열었다. 지난해까지 27년 동안 시범경기 1위가 한국시리즈 우승컵을 거머쥔 것은 7차례(25.9%)다. 2007년 정규시즌까지 우승했던 SK가 가장 최근 사례다. 이러다 보니 시범경기에서 잘나가는 구단은 실제 전력이 그렇다고 믿고 싶어 한다. 반면 그렇지 않은 구단은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시범경기 결과가 정규시즌까지 고스란히 이어지기를 바라는 곳은 따로 있을 법하다.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다.
14일 두산-LG가 맞붙은 잠실구장에는 1만8000명의 관중이 스탠드를 메웠다.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 이날 문학 7000명, 대구 6000명, 광주 3400명 등 전국 4개 야구장에 3만4400명이 입장했다. 역대 시범경기 하루 최다 관중이다. 시범경기 관중은 공식 집계 및 발표를 하지 않지만 이대로라면 역대 시범경기 최다 관중 돌파는 시간문제다. KBO는 올 시즌 역대 최다인 650만 명 관중 돌파를 내세웠다. 시범경기 관중은 정규시즌 관중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