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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대구 동성로를 거리예술 1번지로”

입력 | 2010-03-16 03:00:00

대구백화점앞 야외무대서
비언어극-마술-댄스공연
‘동성로 로드아트’ 시범실시
7월부터 사업 본격 추진




12일 대구 중구 동성로 야외무대에서 계명대 공연팀이 밴쿠버 겨울올림픽 출전 선수단을 주제로 한 비언어극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 대구 중구


“오랜만에 쇼핑을 하기 위해 동성로를 찾았는데 흥미롭고 의미 있는 공연까지 구경하게 돼 기분이 아주 좋습니다.” 12일 오후 3시 반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 이곳에서 계명대 연극예술과 학생 5명이 펼친 공연물을 지켜본 박희순 씨(53·여·대구 동구 방촌동)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분장을 한 대학생들이 관객과 호흡을 맞추면서 보여주는 연기가 수준급”이라며 “대사 없이 진행되는 ‘행위 예술’은 처음 구경하는데 동작 하나하나가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이 공연을 관람객 200여 명이 지켜보았다. 이날 야외무대에서 계명대 팀은 밴쿠버 겨울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하기 위한 주제의 ‘비언어극’을 선보였다. 경기에서 투혼을 불태웠으나 부상을 입고 메달권 밖으로 밀려난 선수들의 동작과 내면의 심리를 드러내는 표정과 동작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공연에 참여한 계명대 연극예술과 이성혁 씨(29)는 “밴쿠버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만 땀과 눈물로 최선을 다한 선수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는데 관객들의 반응이 좋은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동성로가 시민들이 참여하는 대구의 ‘거리예술 1번지’로 정착되고 있다.

관할 구청인 중구는 대구백화점 앞 야외무대 광장에서 ‘동성로 로드아트(Road Art)’ 시범사업을 6월까지 실시한다. 우선 이달에는 시범적으로 비언어극과 마술, 댄스공연을 선보인다. 이날 첫 번째로 공연한 계명대 팀은 앞으로 매주 금요일 주제를 정해 이달 말까지 마임이나 캐릭터 댄스 등의 퍼포먼스를 선보일 예정. 이들 공연 외 20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이곳에서는 지역 비보이 댄스팀의 화려한 춤판도 벌어진다. 10개 공연팀이 비보이 댄스를 펼칠 예정.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공연도 열린다. 23일 오후 3시부터 4시간 동안 열리는 마술공연은 한국마술협회 대구지부 소속 마술사들이 나와 우산이나 테이블을 이용한 마술쇼를 선보인다. 관객들이 마술 시연에 참여할 수도 있다.

중구는 시범 기간에 관객들의 반응 등을 분석해 7월부터는 ‘로드아트’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공연을 선보일 계획이며 동성로 야외무대의 공연을 서울 청계천 일대에서 거리공연으로 자리 잡은 ‘서울아티스트’와 같은 볼거리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중구 김명주 문화진흥계장은 “보행자 위주의 거리로 새롭게 단장된 동성로를 쇼핑과 예술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정기적으로 공연을 열기로 했다”며 “지역 예술가들이 자신이 만든 작품을 알리는 광장의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