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관련 대기업의 경영지원직에 지원한 K 씨.
남들은 취업 재수가 부담스러워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으로 취업 눈높이를 낮췄지만 K 씨는 부모님 등 주변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 대기업 아니면 아예 지원조차 하지 않았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다급해졌다. 과연 작년 하반기 K 씨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에서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취업포털 커리어 경력개발연구소 고진선 컨설턴트가 조언한다.》
■ 경영지원직 희망하는 K 씨의 자기소개서
‘늦게 피는 꽃이 더 향기롭고 아름답다.’ 이 말은 제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입니다. 저는 2년이란 시간을 편입과 함께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여름방학 유럽여행 중 영국 옥스퍼드대 도서관에 갔다가 ‘여기 있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많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바로 편입 공부를 시작했고 결국 1명을 뽑는 곳에 당당히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저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빛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입니다. 예전에는 ‘빛을 어떻게 잘 활용해야 할까’였다면 이제는 ‘자연친화적이고 낮은 전력소비와 높은 효능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될까’를 고민하게 됐습니다. 곧 발광다이오드(LED)가 없어서는 안 될 세상이 올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LED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경영지원팀에 입사해 글로벌 시장에서 LED 넘버원을 향해 끊임없는 배움과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겠습니다.
○ 채용전문가의 조언
K 씨가 400자로 제한한 성장과정란에 적은 글자 수는 490자다. 회사에서 글자 수를 제한했다면 꼭 그 범위 내에서 작성해야 한다. 본인이 선택한 인용구 ‘늦게 피는 꽃이 더 향기롭고 아름답다’는 내용 전개상 필요하지 않다. 문장연결도 매끄럽지 못하고 다 읽었을 때 편입했다는 것을 좋게 포장하려 했다는 인상만 남긴다.
‘여기 있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많구나’라고 적은 부분도 어떤 부분에서 다르다고 생각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는지 충분한 이유가 나타나 있지 않다.
‘완벽성과 완벽주의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적은 카피도 자신의 장단점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억지로 연결시킨 느낌이 강하다. 또 단순히 K 씨가 완벽주의 성향이 있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려 노력한다는 것도 보완점으로 보기 어렵다. 마음의 여유를 가지기 위해 잠들기 전 늘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든지 요가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노력을 제시해야 한다.
지원 동기를 적는 부분에서도 정작 지원 동기는 나타나 있지 않고 입사 후 포부에서도 배움과 노력, 협력해 일하겠다는 내용이 전부다. 특정 전문분야가 아닌 경영지원팀에 지원했다 하더라도 경영기획이나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직무로 나뉠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나 방향을 정해 자기소개서도 이에 맞춰 작성해야 한다.
입사 후 포부는 자신이 회사에서 어떤 인재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피력할 수 있는 기회다. 지원 동기도 지원한 기업의 비전과 전망에 대해서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K 씨가 왜 경쟁기업에 지원하지 않고 ○○LED에 지원했는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동아경제 취업&창업에서는 취업포털 커리어와 함께 채용전문가가 구직자의 자기소개서에 대해 조언하는 ‘A+ 자기소개서 만들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전문가의 조언을 원하는 구직자는 wiseweb@donga.com이나 donga@career.co.kr로 본인의 이력서와 A4 용지 1장 분량의 자기소개서를 보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