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할수록, 긴말 필요없이, 핵심만 콕 집어서리더의 명쾌한 답 ‘한마디의 힘’
복잡하고 골치 아픈 세상이다. 하고 싶은 말이 넘치고 그래서 들어야 할 설명도 많다. 정보는 넘쳐나고 선택은 언제나 제한된다. 쓸데없는 얘기를 걸러내고 누군가가 간단하게 정리해주었으면, 복잡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누군가가 대신 명쾌하게 정해주었으면 하는 상황이 다반사다. 되도록이면 요점만, 가장 좋은 것은 한마디로 결론을 내주는 것이다.
광고를 통해 기업(혹은 제품)은 소비자에게 말을 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너무나 많겠지만 좋은 광고는 자랑하고 싶은 것들 중에서 가장 달콤한 제안 하나를 골라 상대방의 가장 연약한 부분, 소위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자극한다. 그의 마음을 움직일 프러포즈를 위해 쌍가락지는 필요 없다. 다이아몬드반지 하나면 족하다. 광고란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 던지는 일방적인 프러포즈다. 좋은 광고는 한마디로 말을 건다.
SK텔레콤의 ‘생각대로T’는 이미 국민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광고 캠페인을 통해 비단 브랜드에만 국한된 세일즈 토크(Sales Talk)가 아닌, 언제나 소비자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메시지를 건네 왔다. 긍정의 힘에 대해 이야기했고(‘되고’송), 소원을 들어주었으며(‘비비디바비디부’), 위로와 응원을 했다(‘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몸에 걸치고 사용하는 것’ 중에서 휴대전화와 이동통신사만큼 변화속도가 빠르고 복잡한 것도 없을 것 같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화상전화가 소개된 지 엊그제 같은데 올해는 와이 파이(Wi-fi, 무선랜)에 스마트폰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고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상품서비스는 차고 넘친다.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어느 통신사를 이용해야 할지, 어떤 서비스를 골라야 할지로 소비자들은 항상 머리가 아프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라 답이다. 결론이다.
캠페인의 테마 ‘한마디로’는 여기서 나왔다. 자신없는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이 형용사와 부사다. 2등은 말이 많다. ‘…때문’이라는 이유와 토를 단다. 실체가 빈약할수록 말은 공허해지는 법이다. 미사여구의 수식을 동원해서 장황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결론을 내리는 데 말이 많을 필요가 없다. 복잡하게 꼬여 있는 상황에서 명쾌하게 결론을 내려주는 사람은 언제나 가장 앞에 있는 사람. 리더만이 한마디로 답을 줄 수 있고, 통신시장에서는 그 리더가 SK텔레콤이다.
‘세상이 복잡할수록/긴말 필요 없이/핵심만 콕 집어서.’ SK텔레콤의 광고 캠페인 슬로건인 ‘한마디로’의 정신을 세 마디로 설명하면 이렇다. 앞서 소개한 문장은 이번 캠페인의 론칭광고 세 편에 한마디씩 카피로 사용됐다. 요즘 사회적 이슈인 청년실업 문제를 반영한 ‘취업’편을 비롯해 신민아와 비를 모델로 한 두 편의 광고를 통해 SK텔레콤이 이야기하려는 ‘한마디’의 의미를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했다.
상품서비스를 소재로 한 광고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에는 T존, 안드로이드폰과 같은 경쟁력 있는 상품들을 비롯해 1초단위요금제와 같이 경쟁사에서는 볼 수 없는 서비스가 많다. 이런 SK텔레콤의 요금과 상품 자체가 소비자에게는 한마디로 내려지는 결론이자 답이라고 생각했다. 복잡한 상품내용, 경쟁사의 유사한 서비스는 몰라도 된다는 자신감인 것이다. 쉽고 요점만 간단히 이야기하고자 하는 광고의 내용과 형식 때문인지, 아직 캠페인의 초반이지만 소비자들의 훈훈한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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