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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박남기 총살說’ 입수 비결은 평양發 위성전화 ‘생중계’

입력 | 2010-03-22 03:00:00

“주요市에 국산 3대 들여보내”
비밀장막 벗기는 매개체
‘北-中접경 휴대전화’에서
‘北전역 위성전화’로 진화




☞ [포토]화폐개혁 희생양, 북한 박남기 총살

대북 민간단체들이 북한 내부를 더 깊숙이 들여다보기 위해 중국 접경지대에서의 휴대전화 사용을 넘어 이제는 평양 등 북한 중심부에 위성전화까지 들여보내고 있다.

대북 라디오방송인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는 21일 “지난해 10월부터 평양 주변 주요 도시에 한국산 위성전화 3대를 몰래 들여보내 평양에서 나오는 북한 소식을 북-중 접경지역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전해 듣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당국자와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글로컬협력센터 소장은 “기술적으로 북한 전역에서 위성전화 사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탈북자를 중심으로 한 대북단체들은 그동안 북-중 국경지대에 들여보낸 휴대전화를 통해 북한 내부 정보를 입수해 왔다. 휴대전화는 북한의 화폐개혁 단행과 그 후유증, 신종 인플루엔자 발생 등 북한 내부 소식을 발 빠르게 입수하는 원천이었다. 통화뿐 아니라 문자메시지, 사진 전송 등 정보 전달방식도 다양해졌다. 일부 소식통은 중국으로 나와 e메일로 소식을 전하기도 한다.

그러나 휴대전화는 중국산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파가 잡히는 신의주, 혜산, 회령 등 두만강∼압록강 연안에서만 통화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휴대전화를 통한 1차 정보는 북-중 접경지역에 한정된다.

최근 화폐개혁 이후 북한 사회가 겪는 후유증에 대해서도 접경지역의 휴대전화를 통해 정보를 파악한 대북 소식지들은 혼란상이 극심하다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평양을 방문한 대북단체 관계자나 외국인들에 따르면 평양은 별다른 동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런 한계를 뛰어넘어 평양 등의 소식을 정확하게 알기 위해 북한 어디에서나 한국과 통화가 가능한 위성전화를 들여보냈다”며 “통신원들이 활동하는 지역은 안전을 위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전화 가격(약 100만 원)은 중국산 휴대전화(5만∼10만 원)보다 비싸고 통신비도 5배 정도 더 나온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위성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휴대전화보다 훨씬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국경지역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단속에 걸릴 경우 생계를 위한 것이라고 둘러댈 수 있지만 평양 인근의 주요 도시에서 위성전화를 사용하다 발각되면 바로 북파공작원으로 몰려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민 대표는 “그런 위험을 감안해 최대한 조심스럽게 통신원을 운영하고 있다”며 “감청이나 도청 위험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위성전화로 확인한 북한 소식에는 어떤 게 있느냐’는 질문에 “안전을 위해 소개하기 힘들다”면서도 “박남기 전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이 총살됐다는 소문이 평양에서 지방으로 퍼지고 있다는 소식은 위성전화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얘기를 기사화해도 되겠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괜찮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의 감시체제가 약화돼 이젠 주민 통제 능력을 잃었다는 판단인 듯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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