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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남자’ 김형태, 필드의 봄을 열다

입력 | 2010-03-22 03:00:00

남자프로골프 개막전 우승




김형태(33·토마토저축은행·사진)는 가을 사나이로 불린다. 찬바람이 불 때면 유달리 힘을 냈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 몽베르오픈에서 출전 57개 대회 만에 첫 승을 거둔 뒤 2007년 10월 NH농협오픈, 2008년 10월 메리츠솔모로오픈까지 해마다 가을에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런 김형태가 이제 별명을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김형태는 한국프로골프투어 시즌 개막전인 KEB외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김형태는 20일 중국 상하이 링크스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3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우승했다. 2위 강성훈(신한금융그룹)과는 4타 차.

통산 4승째를 올린 김형태는 우승 상금 8000만 원을 받았다. 2006년부터 해마다 우승을 맛본 김형태는 지난해 한국과 일본투어를 번갈아 뛰는 빡빡한 스케줄에 손목 부상까지 겹쳐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도 높은 겨울 훈련을 소화한 김형태는 “날씨가 선선해져야 성적이 좋았는데 올해에는 봄과 여름에도 가을처럼 플레이하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재기에 성공했다. 2월에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투어 인터내셔널에 출전했는데 손목이 유연해 어프로치샷이 뛰어난 태국 선수들에게서 쇼트게임을 익힐 목적이었다.

김형태는 “개막전에서 우승해 톱니바퀴가 잘 맞물려 돌아가는 느낌이다. 일본 투어도 뛰겠지만 한국에서 상금왕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티오프한 김형태는 8번홀(파5) 버디에 이어 9번홀(파4)에서 9m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약했다.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강성훈은 2007년 프로 데뷔 후 우승 없이 6번째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달 초 유럽과 아시아투어를 겸하는 말레이시아오픈 우승으로 국내 투어 정회원이 된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7위(4언더파 284타)에 올랐다. 3년 연속 상금왕을 노리는 배상문(키움증권)은 공동 25위(3오버파 291타)에 머물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