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결혼식 올려주니 ‘한국 국민’ 됐다며 감동”
이 대표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여성들이 한국으로 결혼이민을 올 때는 현지에서 한국 남성과 약식으로 결혼식만 올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꿈 많은 젊은 결혼이민 여성들에게 웨딩드레스를 입히고 면사포를 씌워 한국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려주면 비로소 한국 국민이 됐다며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07년부터 매년 10∼30쌍씩 결혼식을 주관하고 있다. 올해는 9월경 울산 중구 동천체육관에서 다문화부부 30쌍에게 합동결혼식을 올려 줄 예정이다.
이 대표가 다문화가족에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울산시 공동모금회 분배위원으로 활동하던 2006년 8월부터.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국민 성금이 적절하게 분배됐는지를 현장 점검하는 과정에서 다문화가족들의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이들을 돕기로 마음먹었다”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 이 대표는 2007년 7월 결혼이민자를 돕기 위한 조직인 ‘M P 인터내셔널’을 설립하고 한국어 교육을 실시했다. 2008년에는 결혼이민자를 대상으로 야유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해 2월에는 M P 인터내셔널을 울산시 아름다운 다문화가정공동체(다문화공동체)로 이름을 바꾼 뒤 7월 울산 태화강에서 열린 세계 드래건보트 선수권대회에 결혼이주 여성들을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도록 해 정주(定住)의식과 자긍심을 심어줬다. 현재 다문화공동체의 후원 회원은 600여 명. 이 대표는 “울산에 거주하는 3200여 다문화가족과 후원회원이 일대일 자매결연을 하는 것이 목표”라며 올해 말까지 후원회원을 3000여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문화공동체는 후원회원들이 내는 매월 5000∼1만 원의 회비로 합동결혼식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결혼이민자들이 한국문화에 무조건 적응하도록 강요하지 말고 출신국의 다양한 문화를 존중하고 인정해야 한다”며 “그래서 결혼이민자들이 자기 나라의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한국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