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리버풀전에서 맨유는 첫 실점을 한지 4분 만에 발렌시아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루니가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고, 박지성의 결승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베니테스 감독도 인정하듯 페널티킥 판정은 리버풀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리버풀은 전반 5분 만에 페르난도 토레스가 선제골을 터트려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을 듯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결국 4분 만에 마스체라노의 반칙으로 맨유에 PK를 내줘야 했다.
이에 캡틴 제라드를 비롯해 리버풀 선수들은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프레스석의 기자들 사이에서도 ‘PK가 맞다 아니다’ 의견이 갈렸을 정도로 애매한 장면이었다. 루니의 골로 PK 상황이 종료 된 후에도 리버풀 선수들은 심판에게 항의를 멈추지 않았지만 이미 스코어는 1-1 이었고, 결국 후반 15분 박지성에게 결승골까지 내주며 승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도 PK판정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다.
리버풀 베니테스 감독에게 PK 판정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을 던지자 그는 “마스체라노의 반칙은 100% 인정한다. 비신사적인 반칙이었으므로 옐로카드에 대해서도 불만은 없다. 하지만 PK가 맞았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글쎄’다. 마스체라노의 반칙은 페널티 박스 밖에서 발생했다. PK가 아니라 프리킥이 주어졌어야 했다”고 했다. 베니테스 감독은 “경기 후 비디오를 몇 번이나 봤다. 발렌시아가 넘어질 때 전혀 자연스럽지 않았다. 충분히 다이빙(시뮬레이션)을 의심할 수 있는 장면”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는 매우 잘 했지만 PK 하나로 모든 게 바뀌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퍼거슨 감독은 “심판의 PK 판정이 정확했다. 마스체라노는 발렌시아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뜨렸다. 발렌시아의 슛까지 가능했던 장면이다. 심판이 왜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를 꺼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오히려 마스체라노가 퇴장당해야 했다고 역설했다.
경기 후 맨유TV와 스카이스포츠 역시 발렌시아와 마스체라노가 충돌하는 장면을 수차례 다시 보여주며 PK 판정에 대해 집중 보도 했다. 양 팀 감독의 의견이 정반대로 갈린 이 PK 판정은 당분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락내리락 할 것으로 보인다.
맨체스터 | 전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