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영화+광고 ‘무버셜’이 뜬다

입력 | 2010-03-23 03:00:00

10~30분 작품 온라인 상영…이미지-스토리로 간접 홍보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제조사인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달 초 ‘영화’ 상영을 위한 온라인 홈페이지(www.the-djc.com)를 개설했다. 이 홈페이지에서 상영되는 영화 ‘인플루언스’에는 이병헌 한채영 전노민 등 스타 배우들이 출연했다. ‘DJC(Diamond Jubilee Club)’라는 가상공간을 배경으로 다양한 에피소드가 영화와 그래픽으로 전개되는 독특한 방식을 선보였다.

각종 이벤트와 함께 진행되는 이 영화 프로젝트는 최근 국내 광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무버셜(Movercial)’의 하나다. 영화(Movie)와 상업광고(Commercial)를 결합해 만든 신조어인 무버셜은 브랜드나 제품 홍보를 목적으로 기업이 제작한 영화라는 점에서 기존 영화와 구분된다.

지난해 모토로라가 제작한 유승완 감독의 ‘타임리스’나 LG전자가 다니엘 헤니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자인 골퍼 최나연을 주연으로 제작한 ‘시트콤’ 형식의 싸이언 휴대전화 온라인 CF도 일종의 무버셜이다. 기아자동차는 ‘쏘울 스페셜’이라는 60분짜리 드라마를 케이블 TV에서 방영했다. 해외에서는 2001년 BMW가 왕자웨이(王家衛), 가이 리치, 존 프랑켄하이머 등 유명 감독을 섭외해 만든 ‘하이어(The Hire)’와 일본 마쓰다 자동차가 2004년 뤼크 베송 감독과 손잡고 만든 ‘러시’가 무버셜의 히트작으로 꼽힌다.

이처럼 무버셜은 온라인이나 케이블 TV에서 상영되며 10∼30분 등으로 상영 시간이 CF에 비해 길다. 제품의 직접적인 홍보를 하기보다는 이미지와 스토리로 소비자에게 접근한다는 점에서도 일반적인 CF와 다르다. 실제로 ‘인플루언스’에도 ‘윈저’ 브랜드가 노출되는 것은 몇십 초에 불과하다. 바에서 자연스럽게 위스키를 마시는 등 ‘이미지’만 강조될 뿐이다. 디아지오코리아 측은 “영화를 보는 소비자의 몰입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연스럽게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는 1월 방송법 개정에 따라 드라마에서 제품을 등장시키는 간접광고(PPL)와 스포츠 중계 화면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로고 등을 띄우는 가상광고가 허용돼 다양한 형태의 광고 시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