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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압승

입력 | 2010-03-23 03:00:00

본토 지방의회 22곳 중 21곳 차지
사르코지, 與참패로 재선전략 차질




21일 프랑스 지방(레지옹) 선거 결선투표에서 사회당 유럽녹색당 공산당 등 좌파 연합이 압승했다.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을 이끄는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선거 패배에 책임을 지고 내각총사퇴를 시사했다.

임기 6년의 지방의회와 지사를 뽑는 이날 선거 결과 좌파는 본토 22개 지방 가운데 우파의 아성으로 통하는 알자스를 제외하고 모두 21곳을 차지했다. 조르주 프레슈 현 주지사가 선거 직전 사회당에서 축출되긴 했지만 그가 다시 당선된 랑그도크루시용 지방도 크게 좌파로 분류된다. 지난 26년간 우파가 장악했던 코르시카 지방도 이번 선거에서 좌파연합에 넘어갔다. 해외령 4곳 중 과들루프는 좌파연합이, 기안과 레위니옹은 UMP가 차지했다. 득표율로는 좌파연합이 53.8%, 중도우파 UMP는 35.5%, 극우파 국민전선(FN)은 9.5%를 얻었다.

피용 총리는 이날 저녁 전국에 중계된 TV 연설에서 “우리는 유권자를 설득하지 못했다”며 “이런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논의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클로드 귀에앙 대통령비서실장은 “어떤 경우에도 대대적인 내각 개편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일부 조정은 필요한 만큼 중폭 정도의 개각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밝혀 내각 개편의 폭과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프랑스 역대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야당을 이겨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결과가 이례적이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또 이번 선거로 지방 의회와 정부의 권력교체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 이미 사회당은 2004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본토 22개 지방 중 20개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에 코르시카 한 곳을 추가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201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대규모 선거여서 현 정부와 집권여당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띤 것으로 국민에게 받아들여졌다. 세계 경제위기 속에 프랑스 경제가 크게 위축된 데다 높은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깊어진 것이 집권당의 패배를 불러온 요인으로 분석됐다. 개인적 지지도에서 최저점을 기록하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로 임기후반 개혁 작업에 제동이 걸리면서 재선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