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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끈적 농구’가 살아났다

입력 | 2010-03-23 23:50:00

4강PO 2차전




‘가드 싸움’ 신기성, 전태풍 묶고
박상오 1쿼터만 12득점 기 살려
KCC에 반격 1승…승부는 원점

단기전은 기싸움이 중요하다. 특히, 플레이오프(PO) 경험이 많지 않은 팀이라면 더 그렇다. KT가 특유의 끈적끈적한 농구를 되살리며 KCC와의 4강PO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21일,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T와 전주 KCC의 2009∼2010KCC프로농구 4강 PO1차전. KT가 패한 원인은 수비 조직력의 붕괴였다. KT의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 실점(76.7점)은 3위. 하지만 1차전에서는 무려 95점을 허용했다. PO에서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것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실점이었다. 23일, 4강PO 2차전을 앞둔 KT 전창진 감독은 “KCC 용병선수들에게 협력수비를 나가는 타이밍을 찾지 못했고, 수비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해 오픈 찬스를 자주 허용했다”고 자평했다.

결국 해법은 수비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경기초반 KCC 공격의 시발점인 전태풍을 어떻게 막느냐가 중요했다. 이미 KCC 허재 감독은 “(전)태풍이를 공격에서 많이 활용하겠다”고 선언한 터. 이 점을 의식한 듯, 경기 전 공식인터뷰에 나선 KT 신기성은 “1차전에서는 가드 싸움에서 졌다. 또 지는 것은 싫다”며 자존심을 세웠다.

1쿼터 초반부터 신기성(8점·6어시스트)은 강력한 몸싸움을 불사하며 전태풍(6점)을 몰아붙였다. 전태풍의 슈팅과 돌파 타이밍을 정확히 예측한 듯 미리 공간을 선점하는 수비가 돋보였다. “KCC는 6강PO 때부터 새로운 플레이가 없다”며 철저한 상대분석을 암시한 경기 전 인터뷰가 빈말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가드가 잡히자 KCC의 볼 흐름은 원활하지 못했고, 1쿼터에서만 턴오버 6개를 범했다.

공격에서는 KT 박상오(196cm·14점)의 적극적인 1대1 돌파가 기를 살렸다. KCC 강병현(193cm)과 추승균(190cm)보다 큰 신장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포스트업을 시도하며 1쿼터에서만 12득점. 터프한 몸싸움을 즐기는 박상오의 연속득점은 KT의 자신감 회복에 도화선이 됐다. 덕분에 KT는 1쿼터부터 31-17로 리드하며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전반을 50-27로 크게 앞선 KT는 결국 별 위기없이 92-65로 승리했다. 시리즈전적 1승1패를 기록한 양 팀은 2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5전3선승의 승부를 이어간다.

사직|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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