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베이징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 E조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성남 송호영(뒷줄 왼쪽)이 자신의 도움을 받아 역전골을 기록한 라돈치치(맨 앞)에게 다가가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
조별리그 3차전 베이징 궈안 상대 3-1 승리
라돈치치 역전골·조재철 추가골…16강 햇살
성남 일화의 득점력은 막강했다.
그 중심에 성남의 외국인 삼총사가 아닌 이적생 조커 송호영이 있었다.
성남은 2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예선 3차전 베이징 궈안(중국)전에서 후반 33분 이후 18분 동안 3골을 몰아넣으며 3-1 역전승했다. 조 선두 성남은 3연승으로 3위 가와사키(1승2패·일본)에 승점 6차로 앞서 16강 진출의 8부 능선을 넘었다.
무패행진도 K리그 3경기 포함 6경기(5승1무)로 늘렸다.
겨울 이적시장에서 성남 유니폼을 입은 송호영의 활약이 눈부셨다. 후반 19분 박상희와 교체해 투입된 송호영은 왼쪽 윙어 김진용과 자리를 바꿔가며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빈 끝에 동점골을 직접 넣었고, 역전골까지 어시스트하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최근 5경기에서 14골을 넣고 단 1실점만 기록하고 있는 성남은 이번 경기에서 윙어 파브리시오가 부상으로 결장해 전력 공백이 우려됐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같은 포지션에 경험이 있는 송호영 대신 신인 박상희를 넣었다. 확실한 조커 송호영은 일부러 아껴뒀다.
성남은 전반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경기 주도권은 잡았지만 중앙에 볼이 집중돼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다. 전반 16분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성남 수비가 걷어낸 볼을 베이징의 모리스 로스가 오른발로 중거리 슛해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을 0-1로 뒤진 성남은 후반 중반 송호영을 넣어 승부수를 던졌다.
송호영은 투입된 지 14분 뒤인 후반 33분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몰리나의 패스를 받은 뒤 침착하게 슛, 동점골을 뽑아냈다. 8분 뒤에는 베이징의 오른쪽 측면을 완벽하게 돌파한 뒤 강력한 땅볼 크로스로 라돈치치의 역전골을 도왔다. 성남은 후반 인저리 타임에 조재철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짜릿한 역전승의 대미를 장식했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교체선수가 골을 넣어주면 그만큼 기쁜 일이 없다. 송호영이 제몫을 다해줘 고맙게 생각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아 승리할 수 있었다”고 승인을 말했다.
송호영은 “성남에 이적한 이후 처음으로 골을 넣었는데 팀이 이겨 기쁘다. 나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한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한편 일본에서 열린 경기에서는 가와사키가 4-0으로 멜버른을 제압했다.
탄천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사진 |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