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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열은 싫지만 버릴순 없고… 구글, 中서 어정쩡 철수

입력 | 2010-03-24 03:00:00

홍콩 통해 우회서비스… 中누리꾼 검색 지장 없어




검열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던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이 중국 대륙에서의 ‘구글 차이나’ 검색서비스를 중단하고 홍콩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제공하기로 했다.

구글은 22일 블로그 공지를 통해 “구글 차이나에서 더는 자체검열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대륙 사용자들은 구글 차이나에서 검색하면 검열이 없는 구글 홍콩에서 검색되도록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중국 대륙에서 ‘google.cn’을 입력하면 ‘중국 구글 검색의 새로운 집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중국어 안내문이 뜨면서 ‘google.com.hk’로 주소가 자동 전환된다.

이에 따라 중국 대륙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주소만 바뀌었을 뿐 검색서비스를 받는 데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구글 검색은 검열을 받지 않는 홍콩에서 이뤄지지만 중국 대륙의 인터넷 사용자가 실제 이용할 때는 ‘파룬궁’ ‘톈안먼 사태’ 등 중국 정부가 민감하게 여기는 용어는 여전히 종전과 같이 검색되지 않는다.

구글은 중국 본토에서 검색서비스를 중단하지만 연구개발 판매 광고모집 등의 업무는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이 같은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중국 정부의 검열에 대항했다는 명분을 얻으면서도 3억8400여만 명의 누리꾼을 보유한 세계 최대의 인터넷시장을 잃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23일 “구글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때 제출한 (검열 허용) 서면 약속을 위배했다”며 “중국이 해커를 동원해 인권운동가의 e메일을 사이버 공격했다고 하는 주장도 완전히 틀린 것”이라고 반박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법률고문은 22일 “중국 당국은 협상 과정에서 인터넷 검열은 협상의 여지가 없는 법률적인 요구라는 점을 명확히(crystal clear) 했다”고 말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이크 해머 대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터넷 자유를 지지하며 검열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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