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12년간 집회 분석… ‘폭력 무관’ 인권위 해석과 배치
야간집회가 불법 폭력화될 가능성이 주간집회보다 13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판정으로 7월부터 옥외 야간집회가 허용돼 경찰이 치안유지 대안을 우려하는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가 야간시위와 폭력성은 상관없다는 분석을 내놓은 것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경찰청이 1998∼2009년 전체 집회·시위 총 13만9967건을 분석한 결과 야간집회는 1998년 107건에서 2009년 2476건으로 12년간 23배로 증가한 반면 주간 집회는 7577건에서 1만1908건으로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경찰 조사 결과 연평균 불법폭력집회 발생건수는 주간이 49.42건, 야간이 50.25건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집회가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된 비율은 야간집회가 훨씬 높았다. 12년 동안 열린 주간집회 13만256건에서 폭력집회로 변질된 경우는 593건으로 0.46%인 데 반해 야간집회 9711건에서 폭력집회로 바뀐 경우는 603건으로 6.21%나 됐다. 야간집회가 주간집회보다 불법폭력화할 가능성이 13.6배 높은 것이다. 이 때문에 야간집회에 동원되는 경찰력은 집회 건당 7.33개 중대로, 주간집회 건당 2.38개 중대보다 3배 많았다.
한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는 옥외집회를 금지하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개정안 관련 공청회를 24일 개최한다. 경찰 관계자는 “야간집회가 불법폭력집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집회, 시위의 자유와 공공질서가 적절히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향후 야간집회 현장에 전의경보다 전문성이 높은 경찰관 기동대를 우선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옥외 야간집회를 허용하더라도 집회 뒤 거리 행진 등 장소를 옮겨가며 행사를 계속하는 경우 불법으로 간주해 시위대 차단, 해산, 불법행위자에 대한 사법처리 등의 기준을 적용해 질서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