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부터 밀어붙여 홍기표 4단에 145수 만에 불계승
“늘 애착가는 기전… 앞으로 2, 3번 더 우승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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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 9단(왼쪽)이 23일 국수전 결승 4국 승리로 10회 우승을 달성한 뒤 홍기표 4단과복기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 제공 타이젬
이 9단은 23일 서울 한국기원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53기 국수전 결승 5번기 4국에서 홍기표 4단(21)에게 14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종합전적 3승 1패로 우승했다. 우승상금은 4500만 원. 국수전은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기아자동차가 후원한다.
이 9단은 초반 홍 4단의 방향착오로 우세를 잡은 뒤 견실한 행마로 홍 4단의 추격을 물리치며 완승을 거뒀다. 국수전 해설을 맡고 있는 김승준 9단은 “백 30, 38이 느슨한 수로 흑 49까지 흑이 유리해졌다”며 “백 68 이하 승부수도 흑 83까지 불발로 끝나 더는 역전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기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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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기 국수전 결승 4번기 4국 ○ 홍기표 4단 ● 이창호 9단
이 9단은 이번 대회에서 주최사 시드를 받아 예선을 거치지 않고 본선에 참가했으며 박정상 목진석 9단과 주형욱 5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이 9단은 “국수전은 늘 애착이 가는 기전이고 이번이 10회 우승이어서 한층 기쁘다”며 “앞으로 최소한 2, 3연패는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1∼3국에선 두텁고 견실한 홍 4단의 바둑에 고전했는데 마지막 판은 일찍 우세를 잡아 비교적 편안하게 이겼다”고 말했다.
53기 국수전은 전기 국수였던 이세돌 9단이 휴직으로 타이틀을 반납해 도전기가 아닌 결승전으로 치러졌으나 54기부턴 다시 도전기 형식으로 치른다.
이창호 9단은 이세돌 9단이 1월 복귀 후 9연승을 거두고 있는 것에 대해 “휴직 기간이 길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줄 알았는데 실력이 있으니까 빨리 회복하는 것 같다”며 “이세돌 9단의 기보를 놔보니까 복귀 후 첫판(BC카드배 본선 1회전)에서만 흔들렸을 뿐 나머지 대국은 내용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은 이어 “이세돌 9단과는 컨디션이 최상인 상태에서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둘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창호 9단은 이달 중순 농심배에서 3연승으로 한국 팀에 우승을 안긴 뒤 부담감을 많이 떨쳐냈다고 했다. 그는 “마음이 편해져 바둑 둘 때 여유가 생겼다”며 “앞으로 춘란배 후지쓰배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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