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얼마 전 '삼성을 따라 잡으라'는 제목의 5회 연속 시리즈 기사를 실었습니다. 일본 언론이 한국의 특정 기업을 이토록 집중 분석한 것은 극히 이례적입니다. 경제주간지인 닛케이비즈니스도 삼성 특집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요즘 일본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선전(善戰)한 한국 대기업, 특히 삼성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삼성 열기(熱氣)'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최근 일본 출장에서 만난 각계 인사들도 평가와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한일경제협회 일본 측 회장인 이지마 히데타네 도레이 특별고문은 글로벌 경영전략이라는 명확한 전략과, 그것을 지탱하는 철저한 능력중시 인사정책을 삼성의 성공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경영의 스피드란 측면에서 오너경영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미쓰이부동산의 오무로 고이치 부사장은 삼성의 뛰어난 학습능력을 평가했습니다. 삼성은 미쓰이부동산의 '오가와바타 리버시티 21'이란 초고층주택을 참고해서 타워 팰리스를 건설했는데 오히려 일본보다 더 낫게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이케다 모토히로 논설위원은 적어도 삼성에 대한 찬사는 칭찬하면서 죽이는 이른바 '호메고로시' 차원이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은 지금까지 소니 등 선진국 일류기업을 배우면서 추격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이 소니를 제치면서부터 이런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많은 외국기업이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복제해 도전해올 것입니다. 삼성 제품에 들어가는 상당수 핵심 부품은 여전히 일본에서 수입하는 것도 엄연한 현실입니다.
마침 2008년4월 퇴진했던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오늘 삼성전자 회장으로 23개월 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했습니다. 진짜 시험대에 선 삼성이 이 회장의 경영복귀를 계기로 얼마나 성공적으로 대응할지 주목됩니다. 동아논평이었습니다.
권순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