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한곳 모을 구심점 역할
전략기획 업무 부활 검토
‘후계 승계 경험’ 시간도 벌어

미디어삼성에는 곧바로 삼성그룹 임직원들의 환영사가 줄을 이었다. “정말 서두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20만 삼성인의 가슴을 다시 한 번 고동치게 해주시고 외환위기 때처럼 위기 이후 삼성이 더욱 빛나게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등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다.
이 전 회장이 삼성그룹 전체의 얼굴로 복귀했다. 이 회장의 복귀는 위기론이 일고 있는 삼성을 끌고 갈 든든한 중심이 필요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993년 ‘신경영’으로 삼성그룹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이후 여러 차례 위기를 강조했던 이 회장이 이번에는 어떤 식으로 삼성을 이끌지 주목된다. 이 회장의 복귀로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과 2인자였던 이학수 삼성전자 고문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컨트롤 타워의 부재가 부른 위기론
삼성전자는 그동안 세계 1위 기업을 따라잡는 ‘패스트 팔로어’(빠른 추종자)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TV와 휴대전화, 반도체 모두 후발주자였지만 선발주자의 강점을 재빨리 배워 세계 일류 상품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시장을 창조할 만한 독특한 혁신은 이루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산업과 사회에 미래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는 ‘비저너리(Visionary·비전 제시자)’의 역할이 없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복귀하면서 던진 화두는 이런 비전 제시자로서의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사장단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뒤 명예롭게 퇴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검찰 조사와 함께 불명예 퇴직을 한 이 회장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다.
○ 이재용 부사장과 이학수 고문 주목
2008년 이 회장의 퇴진 당시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면서 함께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학수 고문의 역할도 주목된다. 이 고문은 삼성전자 부회장 시절부터 ‘삼성의 2인자’로 불리며 이 회장을 가까운 위치에서 보좌해 왔다. 지난해 말 사면 이후 최근 이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때도 이 고문은 늘 이 회장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 회장을 수행했다. 회장실이 생기면 이 고문도 다시금 ‘삼성의 2인자’ 역할을 하게 될지가 관심의 대상이다.
○ 그룹 조직 확대하나
이인용 부사장은 “이건희 회장은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고민과 제시 역할을 하지 매일 하루하루의 경영활동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로 삼성전자는 ‘회장실’이라는 별도의 조직을 만들 계획이다. 또 그룹조직을 업무지원실, 브랜드관리실, 윤리경영실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세 조직이 그룹 경영 전체를 총괄하고 계열사 간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옛 전략기획실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한 삼성 관계자는 “그룹 조직이 확대 개편된다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운영되는 지금의 그룹 조직과 예전의 기획, 재무, 인사를 총괄하던 전략기획실의 중간 어딘가에 위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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