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 18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 문제를 묻는 대만 기자의 질문에 ‘일심중국몽’이라 대답했다. ‘진심으로 중국을 통일해 강국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이다. 올해 초 중국 국방대 류밍푸(劉明福) 교수가 출간한 책 ‘중국몽(中國夢)’이 중국에서 화제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제쳐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중국이 패권국가가 되는 방안을 다룬 책이다. 덩샤오핑은 ‘중국은 실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려야 한다’는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설파했는데, 류밍푸는 바야흐로 그때가 가까이 왔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미소가 대립한 냉전기를 설명한 세력 균형론이 있다. 두 나라는 지구를 날려버릴 정도로 많은 핵무기를 갖고 상대 공격에 대비했다. 누구든 핵무기를 쏘면 함께 죽는 구도를 만들어 ‘공포에 의한 균형(Balance of Horror)’을 이루었다. 이 이론은 소련과 바르샤바 조약기구가 무너짐으로써 힘을 잃었다. 대신에 언제 균형이 깨지고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는지를 다룬 ‘세력 전이론(轉移論)’이 주목을 끌었다.
이정훈 논설위원 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