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먼사태 터졌을때 ‘버냉키 사단’ 대응은…
데이비드 웨슬 지음·이경식 옮김/ 496쪽·2만5000원·랜덤하우스
‘한은의 독립은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은 아니다’라고 지적한 김 신임 총재의 말이 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금리 인상 같은 출구전략의 시행 문제를 놓고 전임 총재와 정부 간에 이견이 있었던 터였기 때문에 금리인상 시기를 늦출 것이란 예측을 낳고 있어서다. 전임 총재는 금리 인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여러 차례 지적한 바가 있었으나 실제로 금리인상을 단행하지 못하고 임기를 마치게 됐다. 한은의 역할과 위상을 놓고도 정부와 한은 간에 갈등이 있었지만 시원스레 해결하지 못하고 미봉된 상태다.
이 책의 저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로 미국의 중앙은행인 FRB를 직접 취재한 경험을 살렸다. 2008년 9월 2000억 달러가 넘는 자산을 가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문을 닫게 된 사건을 비롯해 지난 3년 동안 미국에서 중앙은행을 중심으로 벌어진 일들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인 월가와 미국 정부 안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말이다.
미국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정책 결정권을 가진 곳은 백악관이 아니라 FRB와 버냉키 의장이었다. 저자는 버냉키 의장과 그의 동료들이 위기에 정면으로 맞서 싸우기 위한 모든 판단과 결정의 열쇠를 쥔 사람들이었다고 증언한다. 대공황을 전공한 버냉키 의장이 2006년 FRB 의장에 임명되어 지난 3년간 분투한 순간들과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중앙은행이라는 제도에 대한 저자의 시각도 읽을 수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 이 책은 출구전략을 포함해 세계 금융시장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안목을 선사할 것이다. 그 밖에 미국 중앙은행의 역사와 힘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는 기대 밖의 소득이다. parkyk@donga.com
▼고객 욕구에 공감 못하면 회사 망한다▼
와이어드/데브 팻나이크 지음·주철범 옮김/320쪽·1만3800원·이상
나이키 마이크로소프트 디즈니랜드 시스코 등 다양한 기업 사례로 공감의 중요성을 다루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미디어 지배하는 것은 결국 ‘이야기’▼
디지털시대의 신인류 호모 나랜스/한혜원 지음/198쪽·1만2000원·살림
이 책은 새로운 미디어와 신기술이 등장하더라도 미디어를 지배하는 것은 결국 ‘이야기’라는 점을 강조하는 ‘디지털시대의 이야기론’이다.
저자는 블로그와 트위터에서 드라마에 대해 떠들고, 그들이 원하는 이야기를 제작자에게 요구하는 ‘능동적인 호모 나랜스’들에게 주목한다. 그는 “스토리텔링은 다수가 참여할 때 비례적으로 강해진다”면서 “이 공식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가장 견고한 스토리텔링의 보고는 바로 신화다”라고 말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