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트 던지며 ‘중석몰촉 경영’ 가다듬어정신 집중하면 못 이룰 일 없어…사장이란 한발을 벼랑에 둔 사람결정의 순간 고도의 집중력 요구신문 읽으면서 하루 시작…자전거 타면서 아이디어도 얻어
사무실에 다트판을 두고 짬짬이 던져 본다는 박장석 SKC 사장은 “최고경영자는 한 발은 벼랑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며 “사운이 걸린 결정들을 하려면 ‘중석몰촉’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SKC
하지만 지금은 자동차 시트, 침대 매트리스 등에 사용되는 석유화학물질인 프로필렌옥시드와 각종 포장용, 산업용 필름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소비재 생산을 중단하고 본격적인 소재 회사로 탈바꿈한 셈이다.
SKC는 2000년대 들어 사업 변경, 구조조정의 파란만장한 세월을 보냈다. 2004년 최고경영자(CEO)로 부임한 박장석 대표이사 사장의 고충도 만만치 않았으리라 여겨진다.
박 사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영 화두로 제시한 중석몰촉은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이다. 중국 한나라 때 이광(李廣)이라는 장군이 사냥하러 갔다가 바위를 호랑이로 잘못 보고 화살을 쏘았는데 화살촉이 바위에 박혔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했다. 무슨 일이든지 정신을 한 곳에 집중하면 이루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트판의 의미가 중석몰촉과 일맥상통한다는 것이 박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사장은 한 발은 벼랑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며 “사운(社運)이 걸린 결정들을 하려면 중석몰촉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고 보니 SKC 사무실 곳곳에 ‘중석몰촉’이라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다.
박 사장이 부임한 2004년은 ‘격동의 시기’였다. 1976년 출범한 SKC는 1990년대까지 폴리에스테르필름과 비디오테이프 등 미디어 사업을 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산업 환경이 급격히 변하면서 미디어 사업의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휴대전화 등 신규 사업은 제자리를 찾지 못했다.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던 박 사장은 저수익 구조를 탈피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과감한 사업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먼저 SKC의 ‘캐시 카우’였던 미디어 사업을 정리했다. 2006년에는 휴대전화 사업과 2차 전지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회사의 색깔을 완전히 바꿔놓는 작업을 했다. 그는 “결정은 ‘타이밍’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시기에 최적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회사 내부, 외부 사람들과 많은 대화를 나눈다”고 했다.
○ 주말엔 자전거 타는 여유도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생긴 습관이 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신문을 챙겨 보는 것이다. 그는 책임감 때문인지 오전 4∼5시면 늘 잠자리에서 일어난다고 했다. “신문을 보지 않으면 개운치가 않고 뒤처진다는 느낌이 든다”는 그는 “정보를 접하고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도 신문이 크게 도움이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몇 년 전부터는 자전거에 취미를 붙였다. 주말이면 한강 둔치를 자전거로 한두 시간 달린다. 자전거를 타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고 했다. 벤치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식히다 보면 집무실에서는 떠오르지 않던 사업 구상이 문득문득 떠오른다는 것. 그는 “이때 생각나는 아이디어는 긍정적이고 자연스럽다”며 “자전거 타기가 일종의 경영 도구가 된 셈”이라고 했다. 박 사장은 직원들과의 ‘대화’에 상당한 비중을 두는 CEO다. 그는 “현장 근로자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만나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과장급 직원 110명과 3시간 30분 동안 대화를 하고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과장들로부터 경영개선 의견이나 고충 등을 미리 e메일로 받아 대화를 준비했다.
박장석 사장은
―1955년 서울 출생
―1974년 서울고 졸업
―1979년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졸업
―1982년 미국 스티븐스대학원 산업공학석사
―1979년 SK네트웍스 입사
―1982년 SK네트웍스 미주본부
―1990년 SKC 음향사업부장
―1995년 SKC 전략기획·구매담당 이사
―2000년 SKC 정보통신사업본부장 겸 경영지원본부장
―2002년 SKC 부사장
―2004년 SKC 대표이사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