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0주년을 맞은 가수 왁스. 이번 리메이크 앨범을 기점으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스포츠동아 DB
■ 데뷔 10주년 리메이크 앨범 낸 왁스
조권과 듀엣으로 ‘이별이야기’
그때 조권이 이렇게 뜰 줄이야…
10년차 직장인에게 묻는다. 한 우물을 10년간 파본 소감은?
2000년 노래 ‘오빠’로 데뷔해 어느덧 10년. 발라드를 주로 부르는 여가수로서 이렇듯 오랫동안 사랑받은 경우가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지만, 그녀는 그저 “남들 회사 다니듯이 꾸준히 지내다보니…”란 짧은 말로 지난 시간을 설명할 뿐이었다.
정작 자신보다는 남들이 부여하는 10년의 의미가 더 커 “못내 부담스럽다”고 속내를 토로한 왁스. 그래도 기념할 무언가는 필요하지 않겠냐는 주변의 채근에 못 이겨 특별한 앨범을 준비했다.
‘이제 겨우 10년차’라고 생각하는 그녀에게 과거 히트곡들을 망라한 베스트 음반은 ‘언감생심’. 그래서 결국 고심 끝에 내놓게 된 게 다른 가수들의 노래를 왁스 풍으로 다시 부른 리메이크 앨범이었다.
그녀는 ‘추억’을 말했다. 지나간 과거가 녹아있는 노래들을 꼽으니 우선 6곡. ‘우선’이라고 굳이 강조한 이유는 5월에 다른 6곡을 모아 후속 앨범이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흔히 노래방에 가면 비교적 최신이라 생각되는 노래들을 부른 뒤 크던 작던 남다른 의미를 지닌 노래를 되찾기 마련이다. 왁스 또한 그럴까 물어보니 들켰다는 듯 소리 내어 웃어보였다.
어쩌면 이번 리메이크 앨범에 실린 노래들은 그녀가 ‘점수가 잘나오는 순서대로 수록된 것’일수도.
“가수라고 잘 나오는 건 아니던데요. 제 노래를 불러도 70점대가 나올 때가 있던데…, 하하.”
살펴보니 타이틀곡은 가수 이문세가 고은희와 불렀던 노래 ‘이별이야기’다. 듀엣곡인 이 노래를 소화하기 위해 왁스가 택한 상대는 그룹 2AM의 멤버 조권. ‘깝권’이라 불리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이라니…, 그녀도 ‘대세’에 순응한 것일까.
이번 리메이크 앨범을 기점으로 왁스는 ‘왁스 2기’를 열겠다는 각오다. 다가올 10년에 대해 그녀는 앨범 수록곡 가운데 하나인 ‘웃는 사람 다 이뻐’로 설명했다.
이 노래를 부르면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고, “무엇보다 ‘사랑’이 찾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원래 진심은 뒤에 숨겨놓는 법이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