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유재웅이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기 위해 다시 방망이를 잡았다. 유재웅은 자신을 챙겼던 김경문 감독의 재신임을 얻어낼 수 있을까. [스포츠동아 DB]
연이틀 안타… ‘물오른 타격감’ 과시
○KIA-두산전(잠실)
두산 유재웅(31·사진)이 ‘만년 유망주’자를 떼고 비상을 시작했다. 27일 잠실 KIA와의 개막전. 이날 선발 출장한 그는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로페즈를 상대로 중월 2루타를 쳐냈다. 이후 최승환의 번트로 3루에 안착했고 손시헌의 적시 3루타 때 홈을 밟아 선제점을 뽑았다. 유재웅의 안타로 물꼬를 튼 두산 타선은 한 회에만 6점을 뽑아내며 개막전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28일 덕아웃에서 만난 유재웅은 “안타 고작 하나 쳤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오히려 “아직 132경기나 남았다”고 고삐를 조였다.
또 이종욱의 우중간 안타 때 홈을 밟아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KIA가 5회 2사 2, 3루에서 유재웅을 고의4구로 거를 정도로 남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한대화 ‘빗나간 지략’…개막 2연패 수렁
○한화-SK전(문학)
한화 한대화 감독은 확고부동한 에이스 류현진을 27∼28일 SK와의 문학 개막 2연전 선발에서 제외시켰다. 30일 롯데와의 대전 홈 개막전으로 돌린 것. 여기엔 한 감독 나름의 ‘지략’이 담겨 있었다.
SK전 데이터가 썩 좋지 못한 류현진을 홈팬들 앞에 첫 선을 뵈는 쪽으로 돌리고, 시험범위 바깥 문제에 익숙하지 못한 SK의 습성을 고려해 뉴 페이스 용병 카페얀을 27일 개막 선발로 넣었다. 이어 28일엔 SK전 데이터가 유독 좋은 유원상을 선발 투입했다.
이로써 한 감독의 부임 첫승은 미뤄졌다. 반면 SK는 김성근 감독의 통산 1100승(역대 2번째)과 시즌 21연승을 이어갔다.
빛본 ‘금민철-강윤구 선발카드’
○넥센-롯데전(사직)
이틀 연속, 선발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고 두 번 모두 승자는 롯데가 아닌 넥센이었다. 28일 넥센 선발로 나선 강윤구(사진)는 5이닝 2실점(1자책)으로 승리투수가 됐지만 롯데 선발 장원준은 5.1이닝 3실점으로 패전 멍에를 안았다.
개막전에서도 넥센 선발 ‘이적생’ 금민철은 6이닝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첫 승을 챙겼지만 롯데 용병 선발 사도스키는 홈런 2방을 맞는 등 5이닝 3실점으로 무너졌다.
넥센 이적 후 한층 여유로워진 금민철은 철저한 제구력으로 상대를 압도한 반면, 사도스키는 주무기인 싱커가 홈런 두방으로 연결될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현승과 장원삼을 이적시켜 선발 공백이 우려됐던 넥센은 금민철∼강윤구 카드로 사직 개막 2연전을 기분좋게 끝냈지만, 조정훈 손민한이 부상으로 빠진 롯데는 사도스키∼장원준 필승카드를 투입하고도 연패해 시즌 초반 아픈 상처를 입었다.
조인성-심수창 “배터리 호흡은 글쎄…”
○LG-삼성전(대구)
LG 포수 조인성과 투수 심수창은 지난해 8월 6일 잠실 KIA전 4회초 도중 사인을 주고받다가 심한 언쟁을 벌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사건으로 두 사람은 함께 벌금형과 1군 엔트리 제외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그로부터 7개월여가 흐른 28일 대구 삼성전. 두 사람은 다시 배터리로 호흡을 맞췄다. 경기 전 조인성은 말없이 선발투수 심수창의 어깨를 토닥여줬다. ‘새롭게 잘 해보자’는 무언의 다짐이자 약속.
LG 박종훈 감독은 그런 두 사람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결코 나와서는 안 될 일이었지만 지나치게 부풀려진 측면이 있었다. 잘 조화를 이룰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심수창은 시즌 첫 등판에서 3.1이닝 9안타 2볼넷 6실점으로 부진했다. 조인성도 5회말 2사 후 백업 김태군으로 교체됐다.
시범경기 때 이미 한 차례 궁합을 맞춘 결과(13일 잠실 두산전·심수창 3이닝 3실점)도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경기 후 심수창은 “오늘은 포수랑 호흡 문제가 아니라 내 제구력 때문에 안 좋았다”고 말했다.
잠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문학| 김영준 기자 gatzby@
사직| 김도헌기자 dohoney@
대구| 정재우 기자 ja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