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격언
잡초에는 물을 주면서
장미꽃을 뽑아 버려선 안 된다
주가 ‘추세선’ 따라 움직이는 경향
상승주 등락 불구 꾸준히 오르고
하락주 악순환 빠지는 사례 많아
주식투자자들에게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투자격언은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주식을 살 때 한두 종목에 집중 투자하기보다 서너 종목 이상 나눠 사고 심하면 백화점 식으로 수십 종목을 사기도 한다. 이렇게 나름대로의 포트폴리오(주식 분산투자) 구성까지는 좋은데 그 다음이 문제다.
예를 들어 네 개의 종목으로 분산투자를 했는데 매입 후 두 개 종목은 주가가 10% 정도 상승하고 다른 두 개 종목은 10%가량 하락했다고 가정하자. 이럴 때 대부분의 투자자는 우선 주가가 상승한 두 종목을 팔아서 이익을 실현하고 하락한 두 종목은 매입가격까지 회복하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시간이 어느 정도 흘러 살펴보면 팔아버린 종목은 주가가 더 올라가고 보유하고 있는 종목은 주가가 더 하락하는 경험을 종종 하게 된다.
인간의 심리는 이익을 보고 있는 종목은 가급적 빨리 이익을 실현해 그 이익이 현금화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 계좌에 투자이익이 숫자로 찍혀야 비로소 내가 이번 투자에 성공했다는 안도감과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반면 손실을 보는 종목은 그 손실을 기정사실화하길 꺼린다. 계좌에서 금액이 줄어드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 않고 막연히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는 손실을 만회하고 이익이 날 것 같기도 하기 때문이다.
앞에서 예를 든 네 종목에서 주가가 하락한 두 종목은 과감히 손절매를 하고 주가가 오르고 있는 두 종목을 추가 매입하는 것이 더 나은 투자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다(본보 3월 2일자 B6면 ‘박용선의 투자터치’ 참조). 주가는 한번 방향을 잡고 추세선(trend line)을 형성하면 특별한 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그러한 추세선을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즉, 상승 추세에 들어선 주식은 작은 등락을 거듭하면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타는 사례가 많다. 이는 단지 기술적 분석을 떠나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기 시작하면 광고와 마케팅 등 제반 영업활동이 활발해지고 선순환 과정에 접어들면서 한동안 매출액과 이익이 증가 추세에 접어들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영환경이 어려워지고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꺾이기 시작하면 자금 조달도 불투명해지고 적극적인 마케팅활동도 움츠러들면서 한동안 악순환의 길로 접어드는 사례가 많다.
그런데 대개의 투자자들은 이러한 주가의 특성을 무시하고 단기적인 이익이나 손실에 연연하는 매매를 한다. 재테크의 꽃밭에서 장미를 기를 때 주변의 잡초는 뽑아 버리고 장미꽃에 물을 줘 더욱 아름답고 풍성한 장미 화원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히려 장미꽃은 봉오리가 맺히자마자 미처 꽃이 피기도 전에 뽑아버리고 쓸데없이 잡초에다가 물을 주는 것과 같다.
월가의 속담 중에도 ‘옳은 선택은 인내심으로 이익을 키우고, 그른 선택은 규칙으로 손실을 줄여라’라는 것이 있다. 이제 더는 잡초에 물을 주고 장미를 일찍 뽑는 투자를 하지 말고 손절매의 원칙을 세워 잡초를 일찍 제거하는 한편 피어나는 장미꽃에는 인내심으로 물과 비료를 듬뿍 줘 자신의 계좌를 풍요롭고 향기 가득한 꽃밭으로 만들어 보자.
SK증권 리서치센터 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