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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드나드는 이마트 ‘테이스트 키친’ 아시나요

입력 | 2010-03-30 03:00:00

조리 손쉬운 ‘간편 가정식’
매주 금요일 시식 거쳐 출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부엌에서 2시간여 동안 각종 음식을 맛봅니다. 이 부엌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 있는 60m²(약 18평) 규모의 ‘테이스트 키친(taste kitchen)’입니다. 가정용 오븐과 전자레인지, 온갖 프라이팬과 식기를 갖춘 이곳은 일반 가정집 부엌과 다를 바 없게 꾸며졌습니다. “소비자들이 집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음식을 개발하려면 가정집 부엌과 똑같은 환경에서 연구해야 한다”는 게 정 부회장의 주문이었다고 합니다.

이마트는 테이스트 키친에서 일할 전문 인력 3명도 ‘맛 평가단’이란 이름으로 채용했습니다. 이들이 1차로 제품을 개발하면 이마트 주부 직원 30명이 일일이 맛보면서 평가합니다. 마지막 단계로 정 부회장과 이마트 식품 담당 임원들이 매주 금요일 다른 회사 제품들과 비교 시식을 하면서 최종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런 과정으로 탄생한 ‘이마트표 간편 가정식’은 지금까지 70여 가지에 달합니다. 이마트가 올해 들어 지금까지 집계한 이마트 간편 가정식 판매 순위 10위 중 1위인 ‘이마트 부대찌개’(2∼3인용·6500원)를 비롯해 4위 ‘라자니아’(1인용·3500원), 6위 ‘해물 칼국수’(2인용·5500원)가 이 부엌에서 개발됐습니다. 특히 부대찌개는 “담백한 맛을 내기 위해 육수에 다시마를 넣고, 덴마크산 햄 대신 국산 햄을 쓰라”는 정 부회장의 지적 이후 제품이 리뉴얼됐습니다. 이마트의 한 직원은 “각국 음식과 술에 해박한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시식을 맡기 때문에 식품 개발 담당자들의 부담도 크다”고 말했습니다.

식품업계에선 간편 가정식을 HMR(Home meal replacement)라고 부릅니다. 과거 3분 요리 중심이던 HMR 시장은 싱글족과 맞벌이 가구 증가로 세계적 추세가 됐습니다. 독신자가 많은 일본의 식품업계는 요즘 온통 ‘개식즉식(個食卽食·혼자서 바로 해 먹는 음식)’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전체 매출 중 현재 5%대인 HMR 매출 비중을 2015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합니다. 일본이 초밥 도시락을 세계에 널리 알린 것처럼 이마트도 앞으로 간편한 한식을 더 많이 개발해 ‘한식의 세계화’에 기여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김선미 산업부 기자 kimsun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