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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인터넷 카페 조회수 높이려 상습 장난전화

입력 | 2010-03-30 03:00:00

고교생, 軍-병원등에 33차례… ‘황당 통화’ 녹음해 올려




경기 부천시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 군(17)은 지난해 2월 육군 모 사단에 전화를 걸어 사단장을 찾았다. 사단장 대신 부관이 전화를 받자 김 군은 “나 작전장교인데 자네가 내 초코파이를 훔쳐 먹었나”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한 부관이 말을 더듬자 김 군은 통화 내용을 녹음하고 전화를 끊었다. 김 군은 녹음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전북 전주 덕진경찰서는 29일 군부대나 병원 등지에 상습적으로 장난전화를 건 김 군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인터넷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은 군부대 외에도 종교단체나 병원 등 상명하복(上命下服) 관계가 철저한 곳에 33차례 전화를 걸어 자신이 상관인 것처럼 속여 상대방을 당황하게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나 ○○○ 원장인데, △ 선생은 어제 회진에 늦었지”, “나 □□□인데 5분 안에 도착할 예정이다”라는 식이었다. 김 군은 이 과정에서 당황하는 상대방의 목소리를 몰래 녹음해 자신의 인터넷 팬카페에 올렸다. 김 군은 경찰에서 “장난전화 파일을 인터넷 팬카페에 올리면 누리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어 카페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장난을 쳤다”고 진술했다.

전주=김권 기자 goqu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