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1위 공항’ 5연패 이채욱 인천공항 사장
29일 개항 9주년을 맞아 ‘글로벌 공항전문기업’으로의 성장을 선언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이채욱 사장(64·사진)을 25일 집무실에서 만났다. “세계 1700여 개 공항 중에서 1등을 5번이나 차지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존경 받는 공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성장, 인재 확보, 윤리경영, 사회공헌 등 4가지 부문에서의 원칙을 철저히 실천해 나갈 것입니다.”
이 사장은 “성장을 멈추면 ‘죽은 조직’”이라며 공항 3단계시설 확장공사, 공항복합도시(에어시티) 개발, 해외진출 사업 등 공항 발전 청사진을 소개했다. 여객터미널 북측에서 제2 여객터미널 신축, 화물터미널 확장, 2단계 공항배후물류단지 조성 공사를 벌일 공항 3단계 시설 확장공사는 현재 설계 작업 중으로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4조 원 규모의 사업비는 대부분 공항 수익금으로 충당된다.
인천공항공사는 해외 진출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 사장은 “1위 공항의 ‘브랜드 가치’를 자산화할 시점”이라며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 등 해외 선진공항들은 전체 수익의 10%가량을 ‘운영 기술’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5월 18일 개항할 이라크 아르빌 신국제공항의 7개 운영 분야를 자문할 기술자 30여 명을 파견했고, 러시아 하바롭스크 신공항 종합개발계획을 수립 중”이라며 “중국 광저우 공항의 서비스 부문 향상을 위한 기술 자문을 해주기로 한 데 이어 필리핀, 몽골,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의 공항과 기술 수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공항이 수주한 기술 수출 용역비는 아르빌 공항 3150만 달러(5년 치), 하바롭스크 120만 달러(8개월 치)에 이른다.
인천공항공사가 최근 들어 잇따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일을 풀어가는 능동적인 조직문화도 한몫했다. 인천공항공사가 최근 정부로부터 ‘경영자율’ 시범 공기업으로 선정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사장은 “사장이 해야 할 일의 핵심은 세계 최고 ‘글로벌 공항’ 지위를 유지하면서 직원들에게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공항공사는 직원 스스로 일하고 싶은 부서를 선택하도록 한 ‘잡 포스팅’이라는 혁신적인 인사제도와 비리 사실이 적발된 직원을 즉시 퇴출시키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시행하고 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