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시간대 2곳서 ‘쾅! 쾅!’… 38명 사망“수도 한복판까지…” 테러공포 확산“두 명의 여성 자살폭탄테러범 소행”
○ 출근시간대 2곳서 “쾅”
첫 번째 테러 공격은 오전 7시 55분경 모스크바 시 중심가 루비얀카 지하철역에서 발생했다. 역내로 들어오던 전동차의 두 번째 칸에서 폭탄이 터져 승객과 플랫폼에 서 있던 시민 등 24명이 숨졌다. 적어도 18명이 부상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상태가 위독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루비얀카역은 크렘린궁, FSB 본부 건물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리아노보스티통신의 편집자인 알렉산드라 안토노바 씨는 “지하철에 올라타자마자 갑자기 ‘펑’ 하는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40분 후 루비얀카 역에서 네 정거장 떨어진 파르크쿨트리역에서 두 번째 테러가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TV에는 폭탄이 터지고 나서 먼지와 연기로 가득 찬 역사에 널브러진 시체들과 절망 속에서 머리를 감싼 승객들의 모습이 방영됐다.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은 “두 명의 여성 자살폭탄테러범이 각각 다른 전동차에 탔다가 역에 도착한 뒤 테러를 감행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시 당국은 루비얀카역 테러는 피해 규모로 봐서 폭발 위력이 TNT 4kg에 상당하며 파르크쿨트리역은 TNT 1.5kg 상당의 폭탄이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 테러 배후와 수사 방향
FSB 관계자는 “여성 자살폭탄테러범은 10년 전 모스크바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검은 과부들(러시아 정부군에게 남편을 잃은 체첸 출신 여성 테러범)’을 연상시킨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비상안보회의를 소집하고 테러 분자에 대한 철저한 응징을 지시했다고 크렘린 측이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미국은 폭력적 극단주의와 인간 생명을 경시하는 극악무도한 공격에 반대하는 러시아 국민과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러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러시아 당국에 확인한 결과 희생자 가운데 우리 교민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