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방장관이 총리에 반발… 각료끼리 TV서 언쟁
일본 민주당 정권 내부에서 끊임없이 불협화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당과 내각 간에는 물론이고 총리와 각료, 각료와 각료 사이에 하루가 멀다 하고 빚어지는 삐걱거림은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정권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조짐을 보인다.
정보수집 활동 등에 쓰이는 내각관방부 기밀비의 용처를 둘러싸고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는 최근 “국민 세금인 만큼 용처를 전면 공개하겠다”고 밝혔으나 기밀비를 직접 담당하는 히라노 히로후미(平野博文) 관방장관은 “그러면 누가 정부에 정보를 주려 하겠느냐. 그게 국익에 도움이 되겠느냐”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정권 운용의 가장 핵심인 총리와 관방장관이 야당의 공격을 받고 있는 특정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관방장관은 사실상 총리의 비서실장과 같은 자리로 하토야마 총리는 지난해 9월 정권 출범 당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최측근인 히라노 씨를 관방장관에 기용했다.
최근 당 집행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우부카타 유키오(生方幸夫) 부간사장을 해임하려 했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민주당 간사장은 당 안팎으로부터 “당을 독재적으로 운영한다”는 비난을 받고 이를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반(反)오자와 진영의 선봉 격인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은 오자와 간사장의 전횡을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오자와 간사장은 “각료는 맡은 임무에나 진력하라”며 발끈했다.
이처럼 정권 내부에서 엇박자가 끊이지 않는 것은 결국 하토야마 총리의 리더십이 내각에서조차 먹혀들지 않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