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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3大진미 트뤼프버섯 “짝퉁 꼼짝마”

입력 | 2010-03-30 03:00:00

3개국 연구팀 유럽산 유전자 코드 규명… 중국산 식별 길 열려




캐비아(상어알) 푸아그라(거위간)와 더불어 서구 요리의 3대 진미로 꼽히는 프랑스 페리고르 지방 트뤼프 버섯의 유전자 구조가 밝혀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품질이 떨어지는 중국산 트뤼프를 페리고르산 트뤼프로 속여 팔기가 쉽지 않게 됐다.

트뤼프 버섯은 주로 프랑스에서 나지만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도 자란다. 이 중 특히 프랑스 남서부 페리고르 지방에서 나는 골프공 크기의 트뤼프는 ‘검은 다이아몬드’로 불리며 현지에서 kg당 1000유로(약 150만 원)가 넘는 고가에 팔리고 있다. 파리에서는 이보다 서너 배 높은 가격에 팔리지만 그나마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국립농업연구소(INRA)를 중심으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3개국 과학자로 구성된 연구팀은 28일 트뤼프의 유전자 구조를 분석해 산지(産地)를 알려주는 유전자 코드를 알아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영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트뤼프는 약 7500개의 유전자로 이뤄지고 이 중 6000개 유전자를 다른 버섯과 공유한다. 나머지 1500개 유전자가 어떤 나무에 기생해서 사는지, 어떤 토양을 선호하는지 등 고유한 특징을 결정한다. INRA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에 분포된 50개 트뤼프 산지의 유전자은행을 만들었다.

트뤼프 버섯은 흙 속에 파묻혀 있기 때문에 채취꾼들은 훈련된 돼지나 개를 이용해 미묘한 향을 탐지해 캐낸다. 중국산은 향이 유럽산에 미치지 못하지만 일부는 유럽산에 가까워 전문가 분석을 통하지 않으면 구별할 수 없다. 유럽 채취업자들은 트뤼프에도 와인과 같은 산지 인증 제도를 도입해줄 것을 유럽연합(EU)에 요구하고 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