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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환경 살리기’ 동네 주민이 나섰다

입력 | 2010-03-30 03:00:00

■ 생태문화학교 ‘지구모임’내달 인천 창영동서 열려
‘도시농업’ 등 4개반 나눠운영 생활소품 재활용-쉼터 만들어




인천 동구 창영동 ‘반지하 퍼포먼스’에서 주민과 함께 다음 달부터 생태문화학교를 진행한다. 이 단체에서는 재활용품으로 생활소품을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사진 제공 반지하 퍼포먼스

산업도로 건설에 따라 근대 유적지 훼손 논란을 빚었던 인천 동구 창영동과 금곡동에서 주민을 주축으로 한 문화생태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일명 ‘배다리’로 불리는 이 지역은 19세기 말∼20세기 초에 지어진 르네상스 양식 건물, 국내 첫 사립학교, 3·1운동 기념비 등 근대 문화재와 단독주택, 골목, 텃밭이 어우러져 있다.

‘아름다운 재단’이 후원하는 ‘지구와 마을을 살리는 엄마 모임(지구모임)’이 창영동의 ‘반지하 퍼포먼스’ 문화학교에서 다음 달부터 열린다. 주민 대상 생태학교인 지구모임은 ‘도시농업’ ‘마을 목공’ ‘대안에너지’ ‘생태소품’ 등 4개 반으로 운영된다. 12월까지 매주 4차례 이론교육과 실습 강의가 이어질 예정.

화요일 오전 10시에 열릴 ‘도시 농업’에서는 재활용 화분과 화단 만들기, 토착 미생물 배양, 자연농법 알기, 가을 농사 등을 배우게 된다. 목요일 오전 10시 ‘마을 목공’ 시간에는 다과상 등 생활 목공기술을 익힐 수 있다. 금요일 오전 10시 ‘대안에너지’와 토요일 오전 10시 ‘생태 소품’에서는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과 생태 소품 만드는 법 등을 배운다. 교육비용은 없다. 다음 달 8일 ‘반지하 퍼포먼스’ 문화학교인 ‘언덕을 오르는 바닷길’에서 설명회가 열린다.

반지하 퍼포먼스는 2001년부터 도시 속에서 이웃과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펼쳐오고 있다. 초기엔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동체 생활에 대해 토론하는 문화학교부터 시작했다.

이어 동네에 버려진 공터나 쓰레기장을 쉼터와 텃밭으로 가꾸는 사업도 벌였다. 창영초등학교 앞쪽 33m²(약 10평) 남짓한 공터(시유지)의 경우 최근까지 쓰레기장과 주차장으로 방치됐으나 반지하 퍼포먼스 소속 ‘마을 목공’ 정정석 씨(37) 등이 주민 쉼터로 단장했다. 재활용 나무로 의자를 만들고 나무를 심어 골목길을 깔끔하게 단장한 것.

이 같은 쉼터와 텃밭이 이 동네에만 10여 곳 있다. 텃밭에는 상추 고추 오이 등을 심어 식탁에 올리거나 이웃과 나눠 먹기도 한다. 정 씨는 “반지하 퍼포먼스의 상근 강사 5명과 주민 강사,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이 생태학교 강의를 하면서 생활 소품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지난해 마을 담장에 벽화를 그리는 ‘공동체 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또 ‘아이와 부모가 함께하는 이야기가 있는 우리 동네’와 ‘주민 요청 수업’ 등의 주민교육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재개발사업이 한창인 창영동 골목길의 1층 가건물에 자리 잡은 반지하 퍼포먼스에는 문화학교, 마을 카페가 있다. 마을 카페에서는 주민들이 간단히 차를 마시면서 저렴한 월세, 자치단체 무료 복지프로그램 등 생활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032-207-2555, www.vanziha.net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