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위. 스포츠동아DB
미 LPGA 투어 KIA클래식이 서희경(24·하이트)의 신데렐라 탄생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미셸 위(22·나이키골프)의 룰 위반 사건이 또 다시 화제다.
미셸 위와 골프 룰의 악연은 데뷔전부터 시작됐다.
2005년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화려한 데뷔전을 치른 미셸은 3라운드 경기 중 오소플레이를 한 게 뒤늦게 발각돼 실격 당했다. 2008년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는 스코어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고 제출했다가 뒤늦게 실격 됐다.
29일(한국시간) 끝난 KIA클래식에서는 4라운드 11번홀(파5)에서 해저드 내에서의 금지행위를 해 경기 후 2벌타를 받았다.
미셸의 실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큰 교훈이다. 골퍼 대부분이 연습은 해도 룰은 공부하지 않는다. 대부분 캐디나 동반자들과의 입씨름 끝에 자신에게 유리하게 적용한다. 이번 기회에 좀더 정확하게 골프 룰을 익혀두자.
▲해저드 내에서 클럽 내려놓으면 벌타
11번홀 페어웨이에서 미셸 위는 우드로 두 번째 샷을 날렸다. 그린으로 날아간 볼은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지며 워터해저드 구역 안으로 떨어졌다.
볼이 멈춘 곳은 물 안쪽이었지만 미셸은 신발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 그대로 그 볼을 쳐냈다. 해저드 내에 볼이 떨어졌다고 해도 플레이가 가능할 경우 벌타를 받지 않고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
만약 플레이가 불가능하다면 1벌타를 받고 드롭 후 플레이할 수 있다.
그러나 밖으로 잘 빠져 나오는 것처럼 보였던 볼은 경사면을 맞고 내려와 물 밖 워터해저드 구역 안에 멈췄다.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시 플레이하면 된다. 미셸은 곧바로 경사면에 멈춘 볼을 다시 쳐내 그린으로 올렸고, 한 번의 퍼트로 홀인에 성공해 파 세이브를 했다.
다시 한번 되짚어보면 미셸이 무엇을 위반했는지 알 수 있다.
미셸은 물속에 있던 볼을 쳐낸 다음 동작에서 룰을 위반했다. 볼이 해저드 구역 안에서 다시 멈췄을 때 그는 무의식중에 왼손에 쥐고 있던 클럽을 지면에 내려놓았다. 의식적인 행동은 아니었지만 해저드 내에서의 금지행위다. 플레이어는 해저드 내에서 클럽이나 손으로 지면이나 수면에 대면 안 된다는 골프 룰 13조 4항을 어겼다.
여기서 말하는 지면은 벙커와 같은 해저드를 뜻하고, 수면은 물을 뜻한다.
그렇다면 해저드(워터해저드 포함) 구역 내에서 플레이어의 클럽이나 손을 지면이나 수면에 대지 못하도록 하는 이유는 뭘까.
대한골프협회 우승섭 경기위원장은 “금지 이유는 클럽이나 손으로 볼이 떨어진 지점의 라이 개선 또는 스윙구역을 개선하지 못하도록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실 미셸이 클럽을 내려놓은 지점은 볼과는 전혀 상관없는 위치였지만 이 역시 개선 행위로 간주된다.
이때 어드레스 동작에서 풀의 끝부분을 살짝 스치는 정도는 가능하다. 룰에서 클럽을 지면에 내려놓은 것으로 정의하는 기준은 클럽헤드의 무게가 풀 등을 눌러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룰 위반도 위반이지만, 굳이 이렇게 플레이할 필요는 없다. 이런 경우 아마추어 골퍼들도 미셸 위처럼 행동한다. 1타라도 벌을 받기 싫은 생각에 무리한 플레이를 한다. 물론 결과는 최악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 밖으로 빠져나오면 다행이지만 대개는 물만 퍼내다 결국 벌타를 받고 다시 해저드 밖으로 나와 플레이를 하게 된다.
1타로 손해보고 말 일을 2~3타를 손해 보고 난 뒤 뒤늦게 후회를 한다.
미셸 위도 처음부터 잘못된 선택을 했다. 의욕적인 플레이를 펼쳤다고도 볼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욕심이 화를 부른 꼴이 됐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