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중 꼽으라면 남아공대회 출전 선택… 축구인생 최대 목표
“이제부터가 더 중요하죠. 이전 보다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월드컵 출전의 꿈도 이룰 수 있겠죠.”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재성(27)에게 지난 3개월은 평생 잊지 못한 인생의 전환기였다. 난생 처음 태극 유니폼을 입고 떠난 남아공과 스페인 전지훈련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았다.
1월 라트비아와의 A매치에서 골 맛을 보며 가능성을 엿보였다. 2월 동아시아선수권 일본전에서는 쐐기골로 주목을 받았다. 이 골로 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마음도 흔들어놓았다. 3월 코트디부아르전에 후반 교체 투입된 뒤 곽태휘의 골을 도우며 이름 석자를 확실히 알렸다. 특히 미드필드 중앙과 오른쪽 날개 모두를 소화하는 멀티 플레이어로서, 활용도 면에서 단연 돋보였다.
그래서 꿈에서나 그리던 월드컵 출전 가능성도 높아졌다.
대표팀에 다녀온 뒤 팀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졌다. 중앙 미드필드로서 팀플레이를 지휘하며 정확한 킥과 정교한 패스로 팀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30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산둥 루넝과의 원정경기를 갖기 전에 만난 김재성은 “대표팀 훈련을 통해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동료나 선배들한테도 많이 배웠고요. 그게 모두 내 재산입니다”며 넘치는 자신감을 과시했다. 그가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절박한 심정’을 꼽았다.
“정말 강한 인상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절실했죠.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관념도 생겼고요. 그것이 저를 지치지 않게 만든 힘이죠.”
월드컵 엔트리에 들기 위한 절박한 심정도 드러냈다.
“나이를 생각하면 이번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모든 축구 선수의 꿈은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제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월드컵 출전 2가지 중 하나를 꼽으라면 물론 월드컵 출전을 택할 것입니다. 그만큼 가고 싶어요. 붙박이 주전이 아니더라도 사상 첫 원정 16강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기록에 남고 싶습니다.”
남아공행 티켓을 거머쥐느냐 여부는 4월 한 달 동안 결정된다. 그도 이점을 잘 알고 있다. K리그와 AFC 챔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동안의 모습 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여야만 감독님이 흡족해하지 않을까요. 그러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남아공월드컵 출전을 위한 김재성의 축구인생 승부는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중국)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