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을 가장 잘 아는 병원” 수술 1년새 2배이상 늘어
《질병은 남녀를 가리지 않지만, 여성 환자의 마음을 특히 더 사로잡는 병원은 따로 있다.
이화의료원(병원장 서현숙)이 지난해 3월 개원한 이대 여성암 전문병원(병원장 김승철)은 차별화된 진료 서비스로 여성암 환자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암 수술 건수는 1년 전 개원 때보다 172% 늘었다. 유방암 환자와 갑상샘암 환자의 경우, 수술 건수가 1년 만에 262%나 늘었다. 또 지방에 사는 여성암 환자가 찾아오는 경우도 늘었다. 2009년 12월∼2010년 2월 지방 거주 여성암 외래 환자 수는 지난해 3∼5월보다 강원과 전남이 각각 235%, 200% 증가했으며, 충북은 100%, 경기도는 74% 늘어났다.》
개인 비데까지 갖춘 레이디병동 인기… 검사-진료 모두 1곳서 OK
여성암 환자들에게 환영받은 가장 큰 이유는 여성의 심리와 환경을 고려해 최적화한 진료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여성 환자들은 아이나 가정을 돌볼 생각에 장시간 병원에 머무는 것을 꺼려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한 공간에서 즉시 검사와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병원에서 이곳저곳으로 이동하는 동선을 최소화해 검사 내용을 빨리 받아볼 수 있다. 입원을 꺼려하는 환자들은 통원 치료가 가능한 항암치료실을 이용할 수도 있다.
물리 치료나 각종 운동요법을 무료로 가르쳐 주는 ‘림프부종 치료실’도 여성들에게 인기다. 또 다양한 교육 강좌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노래교실, 국선도, 글쓰기, 문화기행이 가장 인기가 높다.
○ 여성암환자를 위한 ‘레이디병동’
이화의료원은 국내 최초로 여성암 환자 전용 ‘레이디 병동’을 올 3월 열었다. 병실 입구에 실시간으로 입원 환자, 담당 간호사 현황, 병원 이용 안내 사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첨단 LCD 모니터를 갖추었다.
1인실뿐 아니라 5인 이상의 다인실에도 개인별 냉장고, 전화기와 샤워 시설, 비데를 설치했다. 또 다인실의 TV를 없애고 병실 복도에 고급 카펫과 천장에 흡음 시설을 갖췄다. TV가 있어서 좋은 점도 있지만, 채널선택 때문에 다툼이 벌어지거나 소음 때문에 쉬고 싶어하는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던 점에 착안한 것이다. 그 대신 다목적실을 마련했다. 다목적실에서 환자나 보호자들은 TV 시청을 할 수도 있고 인터넷 이용, 음악 치료, 상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또 수술과 항암 치료로 외래 진료와 입·퇴원을 반복해야 하는 암환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병동에 전문 코디네이터 2명을 배치했다. 환자 개개인에게 환자 상태, 처방 내용, 검사, 향후 치료 계획 등을 일대일로 상세하게 알려준다.
여성암 병원과 동시에 개설한 이대여성건진센터와의 시너지 효과도 적지 않았다. 여성만을 별도로 건강검진을 하는 여성건진센터의 고객이 늘어나면서 여성암 환자들의 병원 유입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 우수 인력 보강에 박차
이 병원은 올해 초 유방암·갑상샘암센터 임우성 외과교수와 전영우 성형외과 교수를 임용하는 등 우수한 의료진을 계속 보강했다. 임 교수는 지난해 서울대 의과대 외과학교실 젊은 연구자상을 수상했다. 1월에는 ‘다발성 유방암에서의 유방 보존술’이라는 논물을 국제학술지(Annals of Surgery)에 게재하는 등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5편을 발표한 유방암 전문가다. 전 교수는 유방재건 성형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서 원장은 “이화의료원은 축적된 진료 경험으로 여성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있다”며 “여성 암환자에게 좀 더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여성암 치료분야를 주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