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한양대학교 예술극장에서 치러진 추모식장에 마련된 故 최진영의 영정.
“선글라스 끼고 오토바이를 탄 채 강의실로 들어올 것 같은데….”
29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고 최진영이 생전 만학의 꿈을 펼쳤던 대학교 교정을 돌며 학우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31일 오전 9시30분께 서울 한양대학교 예술학부에서는 고 최진영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식이 열렸다.
70~80여명의 학우들은 일제히 검정옷을 차려입고 선배이자 후배인 최진영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예술학부에 위치한 예술극장에는 간이 분향소와 최진영의 생전 모습이 스크린이 설치돼 학우들과 유족들이 사진으로 고인의 생전을 추억했다.
추모식에는 유족들과 김효진, 유지태, 홍석천, 박재훈, 정민, 김보성 등이 참석해 학우들과 슬픔을 나눴다.
학우대표로 고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한 김 모 씨는 “2009년 입학식 날 자기소개를 하는 시간에 나이가 많다고 쑥스러워하는 동기들을 보며 ‘그럼 내 나이는 어떻게 하냐’며 웃음을 주던 오빠를 잊을 수가 없다”며 울먹였다.
이어 “오빠를 힘들게 하던 그 많은 짐들을 우리에게는 왜 나눠주지 않았느냐. 우리들 중 하나 오빠 도움을 받지 않은 사람이 없는데”라며 “지금이라도 멋진 선글라스에 오토바이를 타고 오빠가 나타날 것 같은데 이제 더 이상 오빠의 모습은 볼 수 없어 슬프다. 하지만 진영오빠는 우리에게 영원한 우상이고, 좋은 오빠고 형이었다”고 오열했다.
대표 학생에 이어 한양대학교 연극학과 최형인 교수는 “진영아, 나는 아직도 네가 사준 비누를 쓰고 있는데 너는 어디 있는 거니? 29일 아침 너랑 통화할 때 네가 그렇게 급한 줄 몰랐구나. 네가 그렇게 힘들 때 달려가지 못한 것이 너무 애통하다”며 제자의 죽음을 슬퍼했다.
대표 학생과 교수의 추모글이 낭독되자 학생들은 최진영의 이름을 부르며 오열했고, 예술 극장은 눈물과 흐느낌으로 가득했다.
학생들은 추모식이 끝나고 두 줄로 최진영의 운구를 따라 이동했으며, 운구차가 한양대학교 교정을 빠져 나갈 때까지 작별의 인사를 나눴다.
추모식 후 고인의 시신은 경기 성남시립승화원으로 옮겨져 화장되며, 고인의 유해는 누나 최진실이 있는 경기도 양수리 갑산공원에 안치된다.
스포츠동아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사진 |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